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18일 찾은 인천 남동공단은 한산했다. 점심때지만 입주 업체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은 텅 비었다. 공장을 돌리는 기계음만 간간이 들릴 뿐이다. 현지에서 만난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없어 공장 가동률이 과거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데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된다니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걱정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감이 180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이던 지난 2월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이 중소기업들을 휘감고 있다. 고잔동에서 파이프를 가공, 수출해온 A사는 “힘들게 버텨서 내수시장 판로를 막 뚫어놓았는데 (코로나19가 다시 발생해) 하반기 일감이 취소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출 중기는 물론 내수 중기들도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수출이 좋지 않으면 내수로 버티고 내수가 좋지 않으면 수출로 버텨야 하는데 양 날개 모두 부러지게 생겼다. 내수용 플라스틱부품 제작업체인 S사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으로 믿고 석 달 전 설비 6대를 들여와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일감수주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S사 대표는 “(투자를) 좀 더 기다렸다가 할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전국 38개 국가산단의 공장 가동률은 5월 70.4%를 최저점으로 6월에는 72.8%로 소폭 반등했다. 코로나19가 잘 관리되기만 하면 3월(79.7%) 가동률 회복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접어야 할 판이다. 추석 연휴 등 가을 성수기를 준비하던 여행·숙박 업체들도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산·제주 등을 중심으로 추석 연휴 예약을 해놓은 고객들의 취소문의가 급증해서다. 호텔업협회 관계자는 “내수관광의 불씨가 겨우 살아나려고 하는데 3월 상황으로 회귀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많다”며 “추석 연휴의 취소율이 높지는 않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여행·관광업체는 절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소비진작 드라이브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맥없이 무너지게 됐다. /인천=이재명·최성욱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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