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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금융가
"DT 앞서가자"...금융-ICT '적과의 동침'

우리, KT와 마이데이터 공동추진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열어놔

KB-엔씨소프트 AI자문사 설립

하나-SKT·신한-네이버 협업도





금융권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동맹체제’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협약(MOU) 수준에 그쳤던 그동안의 전략적 협력관계보다 격상된 형태의 합작법인 설립 움직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공략이 거세지면서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의 금융업 관행을 벗어던진 새로운 디지털 전환(DT)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존조차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통 금융사와 금융권 진출을 노리는 ICT 기업 간의 이합집산 속에 업권 간 경계를 허문 무한경쟁이 점차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과 KT(030200)는 19일 마이데이터 사업 공동추진 업무협약 체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회장이 직접 만나 ‘금융+ICT’ 융합 신사업 협력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빅데이터 활용을 골자로 하는 데이터 3법 시행에 맞춰 손·구 회장은 마이데이터 사업 공동추진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협력사업 진행 속도에 따라 조인트벤처나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두 회사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여부에 따라 사업 초기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ICT’ 동맹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KB금융(105560)은 끊임없이 금융업에 관심을 보인 엔씨소프트(036570)를 불러들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5년 전자결제업체 KG이니시스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등 금융업 진출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왔다. 이를 놓치지 않고 KB금융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자문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사 주체는 KB증권으로 AI가 투자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각종 데이터를 축적해나간다. ‘금융+ICT’의 합작사 설립이 처음은 아니다. 하나금융그룹은 2016년 SK텔레콤(017670)과 51%대49%의 출자비율로 ‘핀크’를 설립했다. 핀크의 핵심 서비스인 ‘대출 비교 서비스’는 제휴 금융사만도 11곳으로 사업 초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핀크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선정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아예 디지털 금융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네이버와 손잡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AI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가능했다.

ICT 기업이 핀테크 진출을 확대하면서 금융과 ICT 영역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도 합종연횡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뽑힌다. 실제 넥슨 모회사 NXC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고, 넷마블은 AI센터를 설립해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ICT 기업의 AI 기술력과 빅데이터는 금융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금융권 진출에 목마른 ICT 기업과 빅테크로부터 위협을 느낀 금융사 간 합종연횡은 더욱 빈번해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연합전선 구축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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