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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구걸도 'QR코드' 시대로 진화..유럽선 은행-핀테크 무한 합종연횡

[빅테크發 금융 빅뱅]-해외 핀테크 발전 어디까지

핀테크대국 中, 현금없는 사회 진입

獨, M&A 대신 금융 플랫폼 공유

송금·대출 등 아웃소싱 하기도

각자도생 韓, 다각적 협업 시급

바젤위 "銀, 핀테크에 편입될수도"





“걸인도 스마트폰 QR 코드를 내밀며 구걸한다.”

이미 현금 없는 사회에 진입한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형 할인점이나 상가뿐 아니라 길거리 노점에서도 휴대폰 결제가 가능한 곳이 중국이다. 심지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구걸하는 걸인들의 모습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올려져 핀테크 대국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알리바바가 만든 알리페이의 경우 지난 2011년 5월 지급 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매달 5억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중국 사회에서 휴대폰 결제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택시 기사나 거리의 노점상들이 현금을 노린 강도를 두려워하거나 가짜 돈에 속는 것을 걱정하던 일은 이미 옛날 얘기다. 유럽도 빠르게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은행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빠르게 뭉치고 흩어지며’ 새로운 은행·금융의 모습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핀테크 발전의 시나리오와 은행 및 정책당국에 대한 시사점’에 따르면 금융의 변화는 5단계로 진행된다. △핀테크와 은행 결합 단계(Better Bank) △핀테크 업체의 무점포 온라인 은행 설립(New Bank) △금융서비스 제공자와 대고객 창구(플랫폼) 설치·운영자의 분리(Distributed Bank)가 일어나는 3단계까지 기존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공존한다. 현재 국내 인터넷전문은행과 은행들의 ‘디지털전환’에 이어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등이 혼재한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의 미래금융은 3단계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주 보스턴컨설팅그룹 MD파트너는 “네이버와 같은 테크자이언트가 금융상품 판매의 주요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기존 금융회사는 상품 제조에 국한되는 제조·판매 분리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조·판매 분리현상으로 초기에는 파트너십 형태의 협업이 시작되지만 이후 예측할 수 없는 합종연횡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김 파트너는 “이미 유럽권 챌린저뱅크(소규모 특화은행)는 보험·연금 등에 특화한 플랫폼과 결합해 또 다른 플랫폼을 탄생시키는 현상이 활발하다”며 “새로운 은행을 만들면서 상품 제조와 기술 개발을 전 세계 여러 금융·정보기술(IT) 회사에 아웃소싱하는 독특한 모델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와 판매의 분리현상이 국경을 초월한 테크자이언트 간 합종연횡을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실제 독일 챌린저뱅크 피도르은행은 여러 협력사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파트너사를 통해 개인간거래(P2P) 대출과 크라우드 펀딩을 비롯해 주식·귀금속 거래에 이어 암호화폐까지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했다. 기업 인수합병(M&A)식의 ‘무거운’ 방식이 아니라 서로 플랫폼을 나눠쓰는 ‘가벼운’ 방식으로 40여 개가 넘는 글로벌 서비스를 내놓았다. 영국 몬조은행은 우버, 핀테크 회사 너트멕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고객의 우버택시 사용 빈도와 금융 사용 습관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레이어링으로 금융 편의성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인터넷은행 ‘N26’는 핀테크 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에 해외송금을 맡기고 저축상품판매는 ‘레이즌’, 자산관리는 ‘바모’, 대출서비스는 ‘아욱소머니’ 등의 핀테크 업체를 통해 운영한다. 합종연횡 군단을 이용해 N26은 출범 2년 만에 프랑스에 진출해 같은 기간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HSBC가 프랑스에 진출해 30년 동안 확보한 고객 수보다 많은 성과를 단 2년 만에 올린 것이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핀테크 서비스의 고도화로 마지막에는 △기존 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편입되는 단계(Relegated Bank) △플랫폼 금융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의 직접 상호작용 단계(Disintermediated Bank)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이런 금융빅뱅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며 “금융서비스 제공자마다 파트너사들과 연합체제를 구축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한국 금융산업이 미래 청사진을 그리려면 정통 금융사들이 연합체제를 구축할, 경쟁력 있는 핀테크가 더 많아져야 한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10대 핀테크 기업 중 4개가 중국으로 30위권 내에 중국 기업은 8개, 미국 기업은 7개가 포진돼 있다. 한국은 ‘토스’를 서비스 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28위에 이름을 올려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핀테크 간 제휴가 활발한 반면 국내 핀테크는 각자도생 중”이라며 “토스나 카카오뱅크처럼 성공사례로 꼽히는 핀테크도 다각적인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금융빅뱅시대에 생존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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