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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또 유찰될라"...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연기

입찰 종료일 14일서 일주일 미뤄

임대료 부담 30%나 낮췄지만

불확실성 커지자 '빅3' 베팅 주저

'최대 10년 사업 보장' 매력 불구

1차때처럼 유찰·포기 가능성 여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유찰이 발생했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이 코로나19 재확산에 결국 일주일 연기됐다. 임대료 부담을 대폭 낮췄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 악화가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이번 입찰을 통해 최대 10년의 사업이 보장되는 만큼 롯데·신라·신세계(004170) 등 업계 톱3는 물론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069960)면세점도 입찰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 확진 환자가 폭증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자 지난 1차 입찰 때처럼 일부 사업권 유찰 및 중도 포기 가능성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제1터미널 면세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 기간을 기존 9월7~14일에서 14~21일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일정 연기를 결정한 시점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때로 사업환경이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과감한 베팅은 커녕 또다시 지난 2월 유찰 사태를 반복할까봐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입찰 대상은 지난 2월 진행된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당시 DF2(향수·화장품) 구역은 참가기업이 없어 유찰됐고, DF3·4(주류·담배)는 각각 신라와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계약을 포기했다. DF6(패션·기타)는 현대백화점 단독 입찰로 유찰됐고, DF8·9(전품목)는 낙찰 받은 중소 면세점들이 운영을 포기했다.

이에 다급해진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재입찰 공시를 통해 문턱을 대폭 낮췄다. 각 사업권의 최저 입찰가격(임대료)을 30% 낮추고, 임대료도 내년 말까지 현행 고정임대료 대신 매출을 연동해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장 인기가 높은 DF2 구역의 최저 입찰가격은 지난 1차 공고 때 1,161억원(약 380평)에서 842억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더 높은 임대료를 경쟁적으로 제시하다 보면 낙찰을 받아도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였다”며 “이번 인하폭은 그만큼 인천공항공사의 절박함이 보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입찰전의 가장 큰 변수였던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자 면세업체들은 이번 입찰전에 참여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업 환경이 좋지 않지만 규모의 경제로 움직이는 면세시장에서 세계 1위 공항인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신라·신세계 등 업계 빅3의 경우 서로 격차를 좁히며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 2018년 DF1·5 구역 입찰에서 승리하면서 2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6%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결과 세계 면세 시장에서도 롯데, 신라에 이어 금세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권은 기존 5년에 5년을 추가할 수 있어 모두 욕심 내고 있다”며 “점유율은 곧 바잉 파워로 직결되기 때문에 톱3 모두 베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의 공항 면세점 추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차 입찰 당시 DF7(패션·기타) 구역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뒤늦게 면세업에 뛰어든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 2월 두 번째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오픈하면서 공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HCN 매각으로 실탄이 채워진 만큼 이번 입찰전에 과감한 베팅을 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공항 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현대백화점의 점유율도 크게 높아져 톱3 대비 부족한 바잉파워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입찰전에서는 예전과 같은 금액 베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5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자가격리 비용 등으로 이들에게 줘야 하는 수수료는 더욱 늘어난 상황”이라며 “재고처리를 하면서 매출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전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10월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관세청 특허 신청 및 심사를 거쳐 내년 1월초께 새 사업자가 운영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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