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8일 재학생 884명을 대상으로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이라는 단체행동을 이어갈지 설문조사한 결과 745명의 참여자 중 70.5%, 국시 응시 대상인 본과 4학년 학생의 81%가 단체행동 중단 의견을 냈다.
가톨릭대·고려대·연세대·울산대 의대 등도 9일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수렴에 나서 의대생들의 단체행동 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7일 40개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와 응시자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전국 의대생 1만5,8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1%가 ‘단체행동 유지’에 찬성했지만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로 출범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저녁부터 이어진 대의원회의에서 9일 오전 7시를 기해 진료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의정(醫政)협의 타결 이후 전공의들 마저 복귀하자 의대생 만의 집단행동은 명분과 동력을 잃게 됐다. 한 의대 관계자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강경 투쟁을 지속하자는 학생은 15~20%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전국 40개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들도 학장·대학원장과 보직교수 등이 중심이 돼 학년별 대표 면담, 온라인 대화방 등을 통해 학생 설득에 나섰다. 김성윤 가톨릭대 의대 학장은 “학생들에게 국시 응시와 학교 복귀를 독려하는 글을 E-메일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보냈고 학년 대표 등과 면담하고 있다”고 했다. 윤영욱 고려대 의대 학장은 “학생들에게 동맹휴학을 풀고 늦어도 다음주 초부터는 수업을 재개해야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알리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우정택 경희대 의대 학장은 “300여 교수들의 생각을 담은 서신을 오늘 학생들에게 SNS 등을 통해 보냈고 학장과 학년 대표 면담, 단체 대화방을 통한 보직교수와 학년별 재학생 간 대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휴학 마지노선이 2주 정도 남아 있어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본과 4학년생은 국시 문제가 얽혀 있어 시일이 촉박한 실정”이라고 했다.
40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의 학장·대학원장들도 이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8일에 이어 추가로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어 국시 응시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정부와 국민에게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의대생들이 스스로 국시를 거부하고 있어 구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거부자가 86%나 돼 이들이 응시를 희망하고 의대 학장을 포함한 의료계가 구제를 요청하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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