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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같은 폭락 없겠지만 조정 길어질 수도"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시 전망

외국인·기관 '팔자' 행진에

10월까지 변동성 확대 예상

기술·성장주 시장주도 유효

분할매수도 나쁘지 않은 전략

고공 행진하던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흘 연속 10% 넘게 추락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코스피의 수문장’으로 떠오른 개인투자들이 연일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기관의 ‘팔자’ 행진에 이틀간 상승세를 유지했던 국내 증시도 위축되고 있다. ‘미국이 기침만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는 속설처럼 이번에도 미국에서 벌어진 충격파가 한국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장만큼의 폭락이 한국 증시에서는 없을 것”이라며 지나친 불안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폭락은 없지만 조정은 있을 수도”=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1.09%) 내린 2,375.8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지만 개인들이 5,158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떠받쳤다. 이로써 개인들은 지난 4일 미국 장이 조정을 받기 시작한 이래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4,000억원가량을 사들이며 ‘증시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는 미국과 달리 △비교적 가격이 덜 올랐고 △‘조정 후 상승’이라는 학습 효과를 경험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으며 △이들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 기회를 틈틈이 노리고 있기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 증시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조정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코스피는 최근 7% 안팎의 조정이 이뤄졌고 이런 조정장이 계속 이어지는 중”이라며 “10% 정도의 가격 조정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 역시 “하루하루 변화에 의미를 둘 때는 아니지만 9~10월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주 여전히 유효…쉬는 타임은 필요”=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애플·테슬라 등의 기술주 하락폭이 컸듯 국내에서도 단기간에 많이 오른 기술주·성장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일치했다. 다만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듯 ‘성장주’ 투자가 끝물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주가 시장 주도주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코로나 사태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긴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언택트 관련주나 정보기술(IT)·바이오 등의 성장주가 계속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국내 관련주 역시 ‘쉬는 타임’을 가지는 것”이라고 봤다.



특히 국내외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교적 ‘덜 오른’ 경기민감주 등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경기 변화 속도가 빠르지도 않고 회복을 논하기도 시기상조”라며 “경기민감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말 그대로 유동성의 힘”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센터장 역시 “지금 경기민감주 주가가 오르는 것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반등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신중한 분할 매수 전략 나쁘지 않아”=국내외 증시에 주가 조정이 관측되는 상황에서 중장기 투자를 계획하는 투자자라면 적절하게 ‘분할 매수’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두 배 이상 올랐는데 며칠 새 10%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기술주 가격 조정이 10%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는데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 센터장도 “조정이라는 건 어쨌든 다시 오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니깐 숨을 길게 가져가면서 분할 매수하는 시점으로 생각하라”며 “다만 미국 기술주의 경우 추가 하락폭이 5~10% 더 있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센터장은 “기대수익률은 분명히 낮아진 구간”이라며 “변동 위험을 회피하는 차원에서 현금을 늘려가는 게 향후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미·신한나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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