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이들에 투자했던 기업들의 지분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협력, 투자 수익 확보 등 다양한 이유로 지분을 확보했는데 일부 기업은 벤처캐피털(VC) 못지않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기업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장 추진 기업의 경우 수요예측·청약에서 흥행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나텍 일반 청약경쟁률이 1,387대1로 최종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들에 약 4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청약증거금으로 2조7,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눈에 띄는 점은 LG전자(066570)가 비나텍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보유 중이던 8억원가량의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며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비나텍 보통주 23만8,099주(지분율 5.6%)를 보유 중인데 공모가(3만3,000원) 기준 지분가치가 약 79억원에 이른다. 비나텍으로부터 냉장고 탈취블록을 납품받는 등 전략적투자자(SI) 성과뿐 아니라 재무적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다.
카카오 역시 상장 추진 중인 바이브컴퍼니 지분 50만주(지분율 10.58%)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2000년 분사, 설립된 회사다. 카카오가 갖고 있는 지분가치가 140억원으로 늘어났다.
바이오 투자로 대박을 낸 회사들도 있다. 신사업 투자 회사인 휴맥스아이앤씨는 268억원 상당의 퀀타매트릭스 지분을 갖고 있다. 약 78억원을 들여 인수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300%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또 코미코가 76억원 상당의 미코바이오메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파크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가 피플바이오 보통주 15만주를 갖고 있다. 공모가 기준 지분가치는 약 45억원이다. 예비심사 중인 알체라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지분 18.2%를 들고 있으며 애자일소다 역시 아시아나IDT(267850)가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이 주주로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IPO 공모 성적도 좋은 편이다. 2018년 상장한 로보티즈는 LG전자가 지분 8.5%를 보유 중인데 청약경쟁률이 1,000대1을 넘겼다. SK(034730) 지분율이 13.8%에 이르는 티라유텍 역시 지난해 1241대1의 수요예측 경쟁률로 공모가를 상단에서 정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대기업이 주요주주로 있는 회사의 경우 믿음이 더 가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주요 대기업이 SI로 있는 경우 사업 협력 기대감으로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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