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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산업일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연 25% 성장…LG화학, 경쟁사 압도할 '대규모 투자' 시동

■배터리 사업 분사 왜

수요 늘어 中·日과 수주전쟁 치열

테슬라 - 파나소닉 합종연횡 대비

R&D·기술 투자로 퀀텀점프 노려

2분기 '배터리 흑자'…실적 자신감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LG화학은 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합뉴스




LG화학 전지사업 부문 분사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때마다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LG그룹 내부적으로도 “이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사업을 분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에서는 LG그룹 총수에 오른 지 3년 차인 구광모 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자동차 생태계 부응

LG화학 전지사업 부문 분사는 LG그룹 내부적으로 그간 지속적으로 논의돼왔던 사안이다. 다만 당장 오는 12월 분할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최근 글로벌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전기·수소차를 필두로 하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과 후방산업인 배터리 시장이 요동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유럽연합(EU)이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생산·판매 비중 확대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인 미국 테슬라가 기존 배터리 납품처인 파나소닉 외에 중국 CATL과 협력하기 시작하는 등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에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한중일 업체 간 수주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향후 7년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본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용량이 기존보다 2배 큰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관련 기술이 한 단계 퀀텀 점프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반도체 기술 진보와 수주 경쟁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을 연상하게 한다”며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현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쟁자 제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급팽창하는 전기차 시장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유치를 통한 대대적인 시설투자 역시 절실하다. 지난해 말 기준 LG화학의 수주 잔액은 150조원에 이른다.

사상 첫 흑자전환 기반도

아울러 전지사업 부문의 자체적인 이익창출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도 분할 결정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LG화학은 지난 2·4분기 매출 6조9,532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의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관심사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실적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018년 4·4분기 일회성 흑자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의미 있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LG화학 경영진은 “2·4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한 자릿수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상 첫 흑자에 이어 분사를 결정한 것은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 상황도 분사 결정에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추진될 기업공개(IPO) 흥행을 노린 것이라는 평가다.

전지사업 부문 분사는 LG화학이 100% 모회사가 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추진된다. LG그룹 지주사인 ㈜LG-LG화학-배터리 신설법인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되게 된다. 인적분할은 신설법인이 LG화학과 나란히 ㈜LG의 자회사가 되는 구조지만 이보다는 물적분할이 투자금 유치에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설법인 수장에는 현재 전지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종현 사장이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기업 3M 출신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당분간 겸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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