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민간 위성시스템 개발 업체 쎄트렉아이(099320)가 내년 자회사 두 곳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 설비를 늘리는 한편 핵심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자회사 ㈜SIIS와 ㈜SIA의 코스닥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지난달 진행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는 대형 증권사 세 곳이 참여했다. 기술 특례 상장을 통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술 특례 상장을 추진한다.
쎄트렉아이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중소형 위성 전문 업체다. 위성뿐 아니라 위성 관련 시스템도 직접 제작한다. 국내에서 위성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쎄트렉아이·한국항공우주연구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세 곳인데 민간은 쎄트렉아이가 유일하다. 100~500㎏의 소형 지구관측위성에 특화돼 있다. 자회사인 SIIS는 2014년 물적분할해 설립됐는데 아리랑 3·5·3A호의 위성 영상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SIA는 항공·위성 영상 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쎄트렉아이는 SIIS 지분 62.5%를, SIA 지분 89.2%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두 곳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SIA는 1,100억원, SIIS는 900억~1,100억원으로 매겨졌다. 쎄트렉아이의 시가총액(1,821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직 두 곳의 자회사는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SIIS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억원, SIA는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민간 위성시장이 커지고 국내외 군사 및 정보기관, 위성을 소유·운영하는 기업 등 고객사가 늘어 수주물량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 쎄트렉아이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으로부터 835억원 규모의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 및 본체·탑재체 개발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매출(702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3·4분기 현재 2,264억원의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2년간 연평균 24%의 매출성장이 가능한 수준이다. 쎄트렉아이는 자회사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생산력 확대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향후 중소형 위성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쎄트렉아이에 따르면 세계 위성산업 시장의 규모는 2018년 2,774억달러(332조원) 규모로 매년 3% 정도 성장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쎄트렉아이가 민간 유일의 위성 기업이란 점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모습”이라며 “민간 분야의 우주 관련 기업 투자 확대의 수혜를 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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