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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유치 '검은 돈' 파문… "IOC 위원 아들측에 4억원 송금"

시계값 1억원 별도 송금…일본 측 “사용 내역 몰랐다”

고이케 유리코(오른쪽) 일본 도쿄도지사와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이 지난 18일 도쿄도 청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근이 검은돈을 받은 것을 보여주는 송금 내역이 문서로 확인됐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로부터 용역을 받은 회사가 세네갈의 라민 디악 당시 IOC 위원의 아들 파파맛사타 등에게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업체인 블랙타이딩스(BT)는 2020년 올림픽 개최지 도쿄 선정 전후로 파파맛사타 및 관련 회사에 36만7,000달러(약 4억2,656만원)를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사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미국 버즈피드 뉴스,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라디오 프랑스 등이 확보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와 프랑스 당국 자료로 확인됐다.

자료에 의하면 2013년 8월27일과 같은 해 11월6일을 포함해 2014년 1월27일까지 BT의 계좌로부터 파파맛사타가 보유한 러시아 계좌에 약 15만 달러가 송금됐다.

BT는 또 파파맛사타와 관련된 회사인 PMD컨설팅의 세네갈 계좌에 2013년 11월 6일부터 12월18일까지 21만7,000달러를 보냈다.

BT는 앞선 2013년 7월29일과 같은 해 10월29일엔 유치위로부터 232만5,000달러(약 27억305만원)를 송금받았다.



이와 별도로 BT는 파파맛사타가 넉 달 전 구입한 고급 시계 대금 명목으로 파리의 귀금속·시계점에 2013년 11월8일 8만5,000유로(약 1억1,719만 원)를 보내기도 했다.

파파맛사타와 관련 회사가 송금받은 돈과 시계값을 합하면 한국 돈으로 5억4,0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IOC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도쿄로 결정한 것은 2013년 9월7일이다. 맥락을 봤을 때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직전부터 유치위가 BT에 거액을 송금했고 이후 BT는 유력한 IOC 위원의 아들 및 관련 회사에 돈을 보낸 것이다.

IOC 위원이던 라민 디악은 당시 개최지 선정에 관한 투표권이 있었다. 그는 2015년까지 16년 가까이 IOC 위원을 지냈고 아프리카 등 타국 위원에게 많은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았다.

개최지 결정에 관한 부정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은 2016년에 이미 불거졌고 프랑스 당국이 수사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조사팀을 꾸려 조사한 후 BT가 어떤 식으로 자금을 썼는지 유치위가 알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다케다 쓰네카즈는 이번에 드러난 송금 내용에 관해 “BT에 지불한 후의 일은 당시 전혀 알지 못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파맛사타는 송금받은 돈에 대해 BT가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대회와 관련해 지불할 돈이 있었는데 러시아에 계좌가 없어 자신에게 보낸 것이라고 앞서 설명했다. 또 PMD컨설팅에 입금된 돈에 관해서는 중국 협찬 기업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외국으로 가지고 갈 수 없어서 그 돈을 BT사 대표에게 건넸고 대신 BT사가 세네갈로 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지낸 라민 디악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은폐에 관여한 의혹을 받기도 했으며 이와 관련해 이달 16일 파리의 법원으로부터 금고 4년(2년 실형·2년 집행유예) 벌금 50만 유로의 판결을 받았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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