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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등 납품가격 인하 압박 불가피

[혁신 없었던 테슬라 배터리데이]

■국내 차·배터리업계 영향은

현대차 '코나EV' 가격경쟁력 고심

테슬라 자본·기술력 앞세운

공격적 원가절감에 부담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개최한 ‘배터리데이’에서 전고체 배터리 같은 혁신 기술이 공개되지 않자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테슬라가 당장 3년 후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점은 큰 부담이다. 전기차 대중화는 반길 일이지만 테슬라가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단기간 공격적인 원가 절감 방침을 내놓아 배터리 업계는 적지 않은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 셀 ‘4680’을 개발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가격을 지금보다 56% 낮추겠다고 밝혔다. ‘4860’은 지름 48㎜에 높이 60㎜를 의미한다. 현재 테슬라는 파나소닉·LG화학으로부터 ‘2170’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새 배터리 셀 ‘4860’은 기존보다 지름은 2배 이상 크고 높이는 1.3배가량 길다. 머스크 CEO는 “기존 배터리보다 공정을 단순화하겠다”며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 가능 거리는 16%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테슬라가 3년 후 2만5,000달러(한화 2,900만원)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힌 데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30~4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대폭적인 원가 절감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가격은 1킬로와트시(kwh) 당 13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앞으로도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포맷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은 기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배터리 원가 절감을 강조한 점은 공급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테슬라와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 관계다. 테슬라 발표대로 2,000만원대의 전기차를 만들면 현대·기아차까지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지게 된다. 현재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코나 EV 가격은 최고급 모델 기준으로 5,000만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테슬라처럼 유연한 생산체계를 갖추지 못한 점도 문제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짓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인력과 공정의 효율적인 재배치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경쟁력이 확보돼야만 고려해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테슬라가 가격 혁신에 성공해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는 것도 달갑기만 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테슬라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통 자동차 회사다. 내연기관차를 고수익화해 미래차 분야에 투자하는 전략을 써온 현대·기아차로서는 급진적인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다음달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도 현대·기아차의 마음을 급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은 미래차 전환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만큼 각 업체가 사활을 걸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앱티브와 40억달러 규모의 합작사 모셔널을 세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하면 그만큼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재영·박한신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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