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기업규제가 국내 가치주의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가 이들 기업의 대처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증권사 CLSA 서울지점의 폴 최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가치주의 애로사항’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가치주 지수가 반등했지만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교역 재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과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정부의 규제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최 센터장은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가격조정이 신산업보다는 전통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가장 중요한 장애 요인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규제와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CLSA증권은 정부의 뉴딜펀드에 대해서도 ‘크라우딩 아웃 효과(국가가 시중의 돈을 흡수해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현상)’와 사업체의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쏠림 가능성 등을 지적해 주목받았다.
CLSA증권은 기업규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은행주를 꼽았다. 최 센터장은 “한국 은행주는 세계적으로 가장 싼 업종 중 하나지만 엄격한 노동법에 따라 지점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구조적 저평가 요인을 이유로 들었다. 또 각종 정부 정책의 재원 마련에 시중은행이 참여한다는 점도 가치 재평가를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엔터테인먼트주를 꼽았다. 최 센터장은 “반도체와 자동차주가 BBIG주를 대체하고 새로운 리더로 올라설 잠재력이 있다”며 “자동차는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지분이 낮아져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엔터주를 관심 업종으로 제시하며 JYP엔터테인먼트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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