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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데믹 올까] 독감 환자는 줄었지만...'백신 파동' 땐 안심 못해

거리두기·독감 예방 접종 등으로

남반구선 호흡기질환 크게 감소

59개국 올 독감 양성 1.3% 그쳐

독감·코로나 발열·기침 등 호소

증상 닮아 동시방역 어려움 가중

"독감백신, 코로나와 무관" 논문도

독감 백신의 유통 과정 문제로 정부가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한 시민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우리나라 등 북반구에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감 백신 일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돼 지난 22일부터 국가 무료 예방접종이 잠정 중단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미 겨울을 지나고 있는 남반구에서 예년보다 독감 환자가 급감하는 등 트윈데믹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독감 백신을 미리 맞으면 트윈데믹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아직 의료계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독감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감염위험도 다소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플루넷이 이달 1일까지 세계 독감 환자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전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위생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독감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비행기 등 이동제한, 늘어난 독감 예방 접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호흡기 질환이 덩달아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독감 사망자는 연간 30만~65만명으로 추산되며 호흡기 질환 사망 사례가 심혈관 질환, 암에 이어 3위인데 올해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독감은 남반구에서 보통 5~6월에 유행하기 시작해 겨울인 7~8월에 심해지는데 올해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고됐다는 게 플루넷의 설명이다. 세계 59개국의 8월3~16일 독감 보고 통계에는 19만8,148건의 검사 중 양성이 46건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3,500건)의 1.3%에 그쳤다. 이는 호주 등 오세아니아, 남미, 남아프리카 등 남반구에서 독감 환자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북반구에서도 올해 트윈데믹이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독감 발병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독감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해외로부터 들어와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남반구의 독감 유행세가 매우 작았던 것을 고려하면 북반구에서의 유행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독감 증상이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해 독감을 철저히 통제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방역에 많은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한계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미국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는 독감 환자에 비해 미각이나 후각의 소실 또는 손상이 따르나 겉보기에 큰 차이가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승리’를 외쳤던 중국조차 최근 재유행을 우려해 예년보다 일찍 독감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측은 “독감 백신 접종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다른 합병증에 걸릴 위험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중국에서 한 아기가 아빠의 품에 안겨 독감 예방 접종을 맞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약 700만명에 달하고 이미 20만명 이상 숨져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20%를 넘는 상황에서 트윈데믹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사망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거의 2.5배에 달하고 한국전쟁, 베트남전,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걸프 전쟁을 합친 전사자보다 많다. 미국에서 코로나19는 심장병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방역 수칙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 최악의 경우 내년 1월까지 사망자가 41만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은 접종한 후 최소 2주 뒤부터 항체가 형성돼 6개월가량 유지된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폐 질환을 갖고 있거나 다른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예방 접종을 맞는 게 좋다고 권한다.

일각에서는 “독감 예방 접종을 하면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코로나19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직 전문가 검증을 거친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독감 예방접종을 한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코로나19 감염률이 28% 낮아졌다. 반면 독감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 감염 예방과는 관련이 없다는 논문도 있어 아직까지 진실은 안갯속이다.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조 제인 박사 연구팀은 ‘임상·중개 과학 저널’에서 3월 초~4월 중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만3,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독감 백신을 미리 맞은 4,138명에게서 코로나19 발병이나 중증 사례가 늘어났다는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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