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쌓여 되는 가족도 있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영화 ‘담보’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물으며 추석 극장가에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담보’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강대규 감독과 배우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박소이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전작 ‘하모니’로 따뜻한 통찰력을 보여주며 관객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안겼던 강대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아역 박소이 등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갖춘 배우들이 눈물과 웃음을 그려낸다.
강대규 감독은 “‘담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에게 기대고 작은 연민의 감정을 서로 천륜까지 가는 감정의 기복이 큰 영화”라고 소개하며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포인트다. 아이가 성인이 되고, 아저씨들이 늙어가는 과정 속에 담은 에너지가 경쟁력”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동일은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을 연기한다. 담보로 며칠만 데리고 있으려던 계획과 달리 ‘승이’를 맡아 키우며 부성애를 깨닫는 인물이다. 그는 “그냥 성동일이었다”라며 “시나리오자체가 너무 잘 나왔고 그냥 편하게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었다”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이어 “나 자신한테만 솔직하면 되지 않겠나 싶었다. 고민하거나 미친 듯이 노력하는 배우가 아니라는건 다들 잘 아실 테고. 정말 시나리오가 탄탄했다. 쓰여진 대로 최대한 노력하면 잘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워낙 디테일하시다. 촬영 전날 만나서 이야기하고 촬영장에서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하지원은 원체 잘 웃고 모난 성격이 아니라서 많이 어울리려 노력을 해줬다. 김희원은 영화나 예능에서도 같이 했지만 나무랄 때 없이 무뚝뚝한 분위기다. 서로가 서로를 잘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담보’에서 보물로 잘 자란 어른 ‘승이’를 연기한다. 어릴 적부터 영특했던 그는 유능한 동시 통역사로 성장해 두석, 종배에게 자랑스러운 ‘보물’이 된다.
그는 “‘담보’ 시나리오가 좋아서 결정했다. 너무나 예쁘고 따뜻했다. 어른 승이가 됐을 때 관객분들과 같이 느끼고 싶은 감정들이 있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영화 촬영장도 영화의 일부분이다. 어려운 신들이 많았지만 현장에서 힐링 받았다. 촬영이 끝나면 성동일, 김희원과 술 한잔 하고, 맛있는 것도 먹었다. 촬영장을 가는 날이면 힐링하는 날처럼 재밌었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성동일, 김희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영광이었다. 선배님과 너무나 꼭 해보고 싶었다. 성동일 선배님이 배려심도 많고 옆에 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딸이 됐다”라며 “두 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반해서 진짜로 저의 아저씨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희원은 따뜻하고 속정 깊은 ‘종배’ 역을 맡아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두석’과 항상 붙어 다니는 그의 후배로, 매사 궁시렁거리지만 속정 깊은 캐릭터다.
그는 “나는 내 연기가 좀 별로였다”며 “젊은 시절, 조금 나이 든 시절에 차이를 두려고 나름 노력을 했는데 말투나 움직임이나 그런 것이 내 마음과 뜻대로 표현이 잘 안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힐링무비인 만큼 김희원은 콤비로 등장하는 출연 배우들과도 인간적인 교감을 나눴다고 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성동일과 더 많이 가까워졌다. 영화가 따뜻하다 보니 사람들끼리 따뜻한 얘기를 많이 했다. 끝나고 나서 끈끈함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엄마의 빚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두석’과 ‘종배’에게 맡겨진 9살 담보 ‘승이’는 아역 박소이가 맡았다. 박소이는 300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이 됐다. 최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민’을 연기해 차세대 아역배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박소이는 성동일과의 추억을 공개했다. 박소이는 “부산 세트장에서 성동일 삼촌이 쉬고 싶어서 누워서 커피를 마시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에게 커피를 타서 나눠드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에 성동일은 “박소이가 감정신이 정말 많았는데 참 잘해줬다. 감독님, 김희원과 ‘정말 대단하다’고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담보’는 여러 영화들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강 감독은 “코로나19 확진자수를 매일 확인하는데, 일상을 점점 잃어가다가 재정비되는 분위기 같다. 미약하나마 ‘담보’를 통해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시면 소원했던 가족들, 지인들과 관계들을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게 된 작품 모두 잘 됐으면 한다. 전통적으로 추석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개봉을 하기 때문에 입맛에 맞춰서 극장에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담보’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성동일은 “올해 들어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화려한 CG, 액션, 미장센은 없지만 독특한 이웃 사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시국에 따뜻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면 이 작품이 올해 가장 기대작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영화를 보면서 뭉클한 부분이 꽤 많더라. 마음이 움직일 만한 영화다. 내 말을 믿고 영화를 본다면 정말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자부했고, 하지원은 “이 시국에 여러분의 가슴을 좀 더 뜨겁게 녹아내리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담보’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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