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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 국민 사살할 때 靑·軍은 지켜만 봤다

실종 공무원 총살후 불태워

軍 6시간 무대응·늑장발표 논란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해 있다. 군은 24일 “A씨가 북한에 의해 피격되고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시신까지 훼손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를 북측 해상에서 사살한 뒤 기름을 부어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청와대와 우리 군의 무대응에 대한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와 청와대가 북측에서 이씨가 발견된 정황을 포착한 후 북한군이 이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약 6시간 동안 대북 접촉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긴급현안보고에서 이씨가 북측과 접촉한 사실을 인지하고 피살되기 전까지 약 6시간 동안 정부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서라도 북측의 인도적 협조를 요청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군 당국에 따르면 이씨가 지난 21일 실종된 가운데 이 사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된 것은 다음날인 22일 오후6시36분이다. 보고는 ‘서면보고’ 형태였으며 ‘이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이씨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같은 날인 22일 오후10시30분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그를 사살한 후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가 청와대에 입수됐다. 군 당국은 앞서 우리 측 감시장비를 통해 22일 오후10시11분께 북측이 이씨의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정황을 포착했다.

문 대통령에게 ‘서면보고’가 이뤄진 후 청와대에 ‘사살 첩보’가 들어오는 약 4시간 동안 청와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군 역시 최초 인지시각인 22일 오후3시30분부터 북의 사살 조치 때까지 사실상 북한 측의 처분만 기다렸다. 이에 따라 이씨를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북 ‘핫라인’이 끊겼다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과 협상을 벌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첩보자산’ 노출에 대한 우려를 거론하면서 “북한이 사살하고 시신을 불에 태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또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관련 근거로 ‘정황과 첩보’라는 설명만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홍우·김정욱·김인엽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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