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연장 관련 협상을 재개한다고 4일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핀란드 대통령집무실은 성명을 통해 “여름에 빈에서 시작된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안정 및 핵무기에 대한 논의가 5일 헬싱키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협상이 헬싱키에서 이뤄진 바 있다. 이번 협상에는 마셜 빌링슬리 미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와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대표로 나선다.
이번 회담은 뉴스타트 협정이 내년 2월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협정은 양국이 배치한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양국은 6월과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두 차례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빌링슬리 특사는 기존 협상에서 협정 연장의 조건으로 뉴스타트에서 다루지 않았던 러시아의 단거리 핵무기 증강 문제 해결과 더 탄탄한 검증 시스템 확보 등을 내걸었다. 랴브코프 차관은 당시 “미국이 이 협정의 연장에 대한 선택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합의할 준비는 여전히 안 돼 있다”고 지적했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협정에는 수년간의 협상과 외교 노력이 필요한데 최근 군축조약에서 탈퇴한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전 정권 때 합의한 뉴스타트를 폐기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축비확산센터의 알렉산드라 벨은 CNN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신전략무기 감축 협상에 중국까지 끌어들이려는 것은 뉴스타트를 연장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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