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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서 랩어카운트로...뭉칫돈 방향 전환

랩, 연초 이후 4조원 신규 유입

30% 증발한 사모펀드와 대조적

해외주식·ETF 등 자산 다양화 효과

최소가입금 인하 등 문턱도 낮춰

전문성·투명성에 인기 이어질듯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가 자산가들로부터 인기를 끌며 조용히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그간 자산가들의 주된 투자처이던 사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관리를 희망하는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잔액은 120조8,874억원으로 연초 대비(116조7,947억원) 4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고객 수는 3만명, 계약 건수는 2만건 이상 늘었다. 연초 이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잔액이 14조원(국내형 14조3,412억원·해외형 894억원) 넘게 감소한 공모펀드, 9월 설정액이 4조3,972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631억원)와 비교해 30% 이상 감소한 사모펀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 운용, 투자 자문을 통합 제공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투자 편의성이 높아 한때 증권사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2015년 사모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사고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급감하고 판매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랩어카운트는 △최소 가입금액 및 수수료율 인하 △해외 주식 및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으로의 자산 다양화 등 증권사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맞물리며 최근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5월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글로벌 슈퍼스탁 랩어카운트’를, 삼성증권은 4월 정보기술(IT)·플랫폼·헬스케어·테크핀·모빌리티·클라우드·게임 등 8개 섹터에서 한국·미국·중국의 3개 대표종목을 뽑아 투자하는 ‘글로벌1%랩’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애플·넷플릭스 등 미국 IT 관련 주식에 초점을 맞춘 ‘한국투자 Z세대 플렉스랩’을,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ETF에 투자하는 ‘신한 해외 프로주식랩’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상품들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KB증권은 일임형 랩어카운트 서비스 ‘에이블 어카운트’가 출시 3년 3개월 만인 지난달 중순 잔액 5조원을 돌파했고 법인과 기관을 포함한 랩어카운트 전체 수탁액도 8조원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삼성전자와 국내 3대 금융지주를 담는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과 여기에 기술주와 배당주를 더한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V2’ 등 2개 랩어카운트의 누적 판매액이 출시 6개월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의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 역시 출시 8개월 만인 지난달 1,000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에이블 어카운트와 고배당금융테크랩·글로벌1%랩은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 수준이다. 증시가 급락했다 회복하는 장에서는 누구나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증시가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고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운용역량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도 랩 상품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랩 상품의 경우 등락을 거듭하는 최근 장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토러스투자자문의 자문형랩인 ‘블렌드집중형’은 올 8월 4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벤치마크인 코스피 4% 상승의 10배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랩어카운트에 대한 자금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운용역량이 요구되는 상황이 닥치며 자산가들이 알파 수익을 위해 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편입 종목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과 편입을 원하지 않는 종목도 지정할 수 있는 맞춤형 운용이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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