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기전 경영권 매각이 진통을 겪고 있다. 동아엘텍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만 해도 인수합병(M&A)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우진기전 임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M&A 이후 통합 작업(PMI)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경영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 우진기전 지분 100%를 거래 대상으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담보처분권자인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동아엘텍과 김광재 전 우진기전 회장이 제시한 상환계획 등을 검토해왔다.
지난 8월 동아엘텍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만 해도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진기전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된 이후 잦은 경영권 교체를 겪다 5년 만에 다시 전략적투자자(SI)를 새 주인으로 맞을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었다. 우진기전은 지난 5년간 주인이 세 번 바뀌며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이후 3년 뒤인 2018년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에이스에쿼티는 지난해 코스닥 기업 에이루트에 회사를 넘겼다. 에이루트는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앤티파트너스의 실질 지배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생 운용사 스프링힐파트너스가 인수하려 했으나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브릿지론을 제공한 하나금융투자가 담보권을 행사, 지난 5월 M&A 시장에매물로 나왔다. 우진기전은 매년 300억~4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보여 원매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동아엘텍은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자금 조달 능력 등을 인정받으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우진기전 주요 임직원의 ‘경업금지’ 확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절차가 진통을 겪고 있다. 임직원들은 그동안 회사를 운영한 김 전 회장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아엘텍 매각에 반대하는 호소문까지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의 입장도 난처한 것으로 보인다. 한 IB 관계자는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가 빠른 매각 작업 종결 뿐 아니라 M&A 이후 회사의 정상화까지 고려해 매각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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