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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넷플릭스·아마존이 저금리 촉진...당분간 무조건 주식 투자해야"

<유동원 유안타증권 GI본부장>

유동성 환경 지속되고 있는데 플랫폼 기업이 저금리 굳혀

美 초대형 성장주 주목해야...가치주 중에선 금융·중소형주

유동성만 따지고 보면 나스닥 1만8,000P까지 올라갈수 있어

中은 5G·태양광·신재생 등 주목...코스피 2,700까지 상승 여력

서울 중구 유안타증권에 위치한 카페에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본부장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이호재기자




“지금은 무조건 주식에 투자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순간에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꿔야겠지만, 지금처럼 저임금·저물가가 진행되는 한 성장주 위주의 투자가 중요합니다.”

유동원(50·사진)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GI) 본부장은 최근 서울 중구 유안타증권 본사에 위치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 본부장은 해외 자산배분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동방페레그린, 씨티그룹, CLSA, 모건스탠리딘위터, 키움증권 등에서 해외 주식 리서치와 자산운용 등을 담당했다. 키움증권에서 국내 업계 최초 로보어드바이저인 로키원(ROKI1) 제작 총괄을 맡았을 정도로 계량분석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엔 유안타증권에서 해외 투자를 담당하는 GI본부에 본부장으로 취임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동원 글로벌 자산배분랩’ ‘유동원 글로벌 홈런랩’ ‘유동원 글로벌 안타 랩’ 등을 출시했다. 유 본부장이 유안타증권에 합류하자마자 낸 ‘유동원 글로벌 자산배분랩’은 출시일인 지난해 9월26일 이후 최초 가입자 기준으로 현재(19일 기준)까지 수익률 38.23%을 기록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올해 들어 “나스닥 등 미국 대형 기술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그는 “단순히 통화량(M2)과 시가총액만 두고 계산하면 나스닥이 1만8,4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며 “유동성뿐 아니라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금리,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펀더멘털 변수를 감안하면 현재보다 나스닥이 12%, 나스닥100이 22%씩 오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성장률하고 금리를 같이 봐야 한다”며 “성장주에 투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아직도 저물가·저금리가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권하는 것도 이들을 둘러싼 금리·이익 여건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유 본부장은 ‘저금리’를 강조했다. 저금리는 성장주에 유리한 변수로 꼽힌다. 금리가 낮으면 투자자의 차입 비용이 줄어든다. 유 본부장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아파트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금리가 낮아졌으니 구입여력(affordability)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금리는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율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성장주에 더 유리하다. 성장주는 미래 현금흐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현재 기준 적정주가 역시 더 높아진다.

물론 ‘성장주 긍정론’이 설득력을 유지하려면 ‘저금리가 지속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야 한다. 유 본부장은 “만약에 경기가 빠르게 회복해 물가가 급격히 올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다고 하면 제가 말씀드린 이야기는 더 이상 성립될 수 없다”며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고 장단기 금리차가 1.5%를 넘어서면 나스닥이나 한국 증시 등을 비관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0.7~0.8% 정도 되는데, 이게 만약 1%포인트 올라서 1.7~1.8% 수준이 된다면 저희 자체 잔존가치 모델로 볼 때 적정 나스닥 가치가 10% 깎이는 것으로 나온다”고도 했다.

서울 중구 유안타증권에 위치한 카페에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본부장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이호재기자


그러나 그는 당분간은 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률 때문이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7.9%(9월 기준)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전 3%대를 유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다. 특히 저소득층의 고용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물가 상승에 구조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리서치업체 에버스코어ISI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미국 내 시급 28달러를 초과하는 직장 취업자는 지난 2월에 비해 1.2% 늘었지만 같은 기간 시급 16달러 미만 근로자는 26.9% 줄었다. 유 본부장은 “실업률이 낮아져야 경기가 회복하는데 코로나19로 실업이 상당히 심해졌다”며 “돈을 버는 사람은 돈을 계속 버는데, 가난한 사람은 돈을 계속 못 버는 K자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초대형 플랫폼 기업이 구조적인 저물가를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면서 최소한의 유형자산을 들고 가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기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자산 슬림화와 규모의 경제는 모두 기업의 생산비용, 나아가 제품 판매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저금리 기조가 초대형 플랫폼 기업의 성장과 몸값 상승을 유도하고, 이것이 다시 물가 수준을 낮춰 저금리를 고착화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따지면 플랫폼 기업의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저금리 기반 증시 랠리가 종언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만약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독과점 기업이 되고 가격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정부규제가 확 들어오게 된다”며 “그때는 엄청나게 큰 폭락장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아직까진 코로나19 영향이 있는데다 테슬라처럼 플랫폼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패권경쟁도 미국의 저금리를 고착화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유 본부장은 “미국은 중국을 공격하면서 내수시장을 키워야 하는 입장이라 돈을 더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패권 경쟁이 결국은 유동성·재정 확대를 같이 가져오기 때문에 실질적인 화폐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포트폴리오의 20%는 금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본부장은 “화폐가치가 떨어질수록 금리·유동성 헤지를 위한 자산을 들고 있어야 한다”며 “은이나 비트코인도 금과 같은 목적으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유안타증권에 위치한 카페에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본부장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이호재기자


그렇다고 아예 가치주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 유 본부장은 미국 금융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미국 금융주 중에선 배당수익률이 상당히 높고 ROE는 10~15% 수준임에도 PBR은 1을 웃도는 것들이 많이 없다”며 “이들 종목의 배당성향이 30~50% 수준임을 감안하면 PBR 1배를 기준으로 할 때 배당수익률이 3~4% 수준인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0.7% 수준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셀2000(미국에 상장한 중소형주 위주의 지수)에 편입된 가치주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러셀2000에 상장한 종목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은 싼데 수익도 잘 내고 부채비율이 100%를 밑도는 종목들이 있다”며 “즉, 성장주 중에서는 초대형주를, 가치주는 금융주나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선 “종목·업종 선별이 중요하다”며 “미국보다 더 잘 나갈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세대(5G) 통신,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음식료 등 중국 내수 시장이 큰 곳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중국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보진 않고 있다”며 “오히려 반도체 관련주가 많고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으로 재무건전성도 좋은 대만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증시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유 본부장은 진단했다. “자체 잔존가치 모델로 추정한 결과 코스피는 2,700포인트, 코스닥은 980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증시가) 비싼 수준이 아니라서 외국인들이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 부동산 규제와 저금리가 겹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 “주식양도세 문제, 지배구조 문제가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며 “굳이 한국 증시에 매달릴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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