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변호인이 ‘이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금품을 줬다’는 김 전 회장의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MBC 사장을 지낸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정관계 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변호사법 위반 혐의 공판이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강기정 전 정무수석에게 줄 로비 자금으로) 5개를 준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강세 대표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이 대표의 공판에 출석해 ‘지난해 7월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증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김 전 회장은 한 호텔에서 해당 금액을 쇼핑백에 넣어 김 전 회장에게 줬다고도 말했다. 이후 21일 발표한 2차 입장문에서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수석 관련으로 받아간 돈을 이강세 대표가 중간에서 썼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의 변호인은 “이강세 씨가 검사한테 ‘호텔은 CCTV 녹화가 되니 그걸 봐 달라, 쇼핑백을 건넸다면 찍힌 게 있을 것 아니냐’고 했더니 검사가 ‘보존기간이 경과해서 자료가 없다’고 했다”며 “(김 전 회장의 증언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것이고 오히려 이 대표 측이 CCTV를 봐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은 “이 대표가 일관되게 인정하는 것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날 1,000만원을 (라임 관련 기자회견 경비로) 받았다는 것이고 실제로 기자회견을 했다”며 “여기서 강기정을 얘기하며 돈을 달라고 한 적도, (강 전 수석에게) 돈을 준 적도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호인은 ‘김 전 회장처럼 이 대표도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사건 본질은 여기(횡령)인데 입장문을 발표하다 보면 관심이 엉뚱한 데로 쏠린다”며 “그건 오히려 김 전 회장이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계속 말이 바뀌어서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추후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할지는 더 의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발표해 ‘검찰이 여당 정치인을 겨냥해 짜맞추기 식으로 수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의 횡령 혐의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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