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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CJ와 앙금 여전한데…이재용 시대엔 화해할까

이건희(왼쪽)삼성그룹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왕자의 난을 일으켰던 삼성 가문의 2세 경영 시대는 막을 내렸다. 삼성그룹 첫 경영 승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인 앙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에 전가된 셈이다. 다만 3세들이 부친들과 다르게 화해의 제스쳐를 취해온 만큼 이 CJ그룹 회장이 이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에 나타나 관계개선의 메시지를 쏟아낼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CJ그룹 간 대립은 삼성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이 깨지고 이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 받으면서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1966년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그룹의 한국비료가 사카린 원료를 밀수하다가 부산 세관에 적발됐고 삼성은 당시 2,400만원의 벌금을 냈다. 이 때문에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재계를 은퇴했다. 처음에는 장남인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에 올랐다. 이 삼성전자 회장은 1966년 첫 직장을 동양방송을 택하며 당시 방송 쪽을 맡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사카린 밀수 사건 이후 청와대 투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은 투서의 주범이란 오해를 사게 되고 결국 왕좌의 자리를 이 삼성그룹 회장에게 물려주게 된다. 청와대 투서 사건은 이병철 창업주의 차남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를 구속시켜달라는 편지를 청와대에 보낸 사건인데, 이 과정에서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 이를 방관 또는 가담해 이병철 창업주의 눈밖에 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3남 이 삼정전자 회장에게 넘어간 이후 야인 생활을 했던 이맹희 회장은 2012년 상속을 둘러싸고 다시 동생과 맞붙었다. 이병철 회장이 남긴 재산을 둘러싸고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이 이 삼성전자 회장을 대상으로 상속재산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삼성가 상속소송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이건희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소송이 벌어지다 보니 두 가문 간 사이는 더욱 멀어졌다. 당시 이 삼성전자 회장은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을 두고 “우리 집에서 퇴출당한 양반이다”, “30년 전에 나를 군대에 고소를 하고, 아버지를 형무소 넣겠다고 청와대에 고발했던 양반”이라는 표현으로 적개심까지 드러냈다. 소송에 패한 이 전 CJ그룹 명예회장 소송이 끝날 무렵 “건희와 저는 피를 나눈 형제다. 묵은 감정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며 다시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지만 끝내 장남과 삼남의 갈 등은 이맹희 회장이 세상을 떠나는 2015년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상속 갈등까지 마무리되자 3세 시대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2014년 이재현 CJ그룹이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범 삼성가 구성원은 이 CJ그룹 회장에 대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이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이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이 포함됐다. 당시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이 현재 상태로는 수감 생활을 견뎌낼 수 없고 CJ그룹의 경영 차질이 예상된다”는 내용이 포함되며 삼성과 CJ간 화해무드가 처음으로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8년 삼성맨이던 박근희 삼성생명 고문의 CJ대한통운으로 영입된 사건 역시 삼성과 CJ그룹 관계 개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당시 박 부회장은 “삼성과 CJ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이제 본격적인 화해 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의 영입 과정에선 이 CJ 회장과 이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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