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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Fun]"포니2, 아직도 쌩쌩하게 잘 달리네요"…1980년대로 시간여행

■1984년식 '포니2' 타보니

스튜디오 고양서 '헤리티지 시승'

추억의 옛 모델들 직접 타볼 기회

운전은 전문 '구루'…동승 체험만

1,400cc 16만km 달린 포니2 오토

서스펜션 부드러워 승차감 만족

도로 나서자 운전자 시선 한몸에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 헤리티지’ 프로그램에 등장한 1984년식 포니2 모델./박한신 기자




“저기요! 그 차 오토(자동변속기)예요?”

도로에서 갑자기 옆 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이렇게 소리친다면 ‘난데 없긴, 요즘 자동변속기 아닌 차도 있나’ 싶을 거다. 하지만 38년 전엔 달랐다. 1982년에 나온 포니2 얘기다. 당시만 해도 자동변속기는 아주 드물었고, 운전면허도 기본이 수동 면허였다.

2020년에 옆 차 운전자가 난데 없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 건 1984년식 포니2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운전자뿐 아니었다. 포니2를 타고 고양 시내를 도는 동안 주변 운전자들의 시선이 한몸에 느껴졌다. 마치 혼자서만 198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 헤리티지’ 프로그램에 등장한 1984년식 포니2 모델./박한신 기자


요즘 도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포니2를 시승한 건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운영 중인 ‘현대 헤리티지’ 프로그램 체험의 일환이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포니2와 갤로퍼, 1세대 그랜저, 스쿠프 등 옛 인기모델들을 직접 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왜 마련했을까. 지난해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약 442만대를 팔았다. 기아차의 277만대를 합치면 글로벌 5위에 해당하는 판매량. 그러나 시작은 미미했다. 일본 미쓰비시 등과 기술제휴를 해야 했고 ‘값싼 차’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런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역사를 계속 되새기며 현대차의 전통으로 삼고 초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 헤리티지 시승’도 이 같은 노력의 연장선이다.

1984년식 포니2 모델의 내부/박한신 기자


현대차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옛 모델 외에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개인 소유 차량을 수소문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도 한 개인이 갖고 있던 1984년식 포니2 ‘오토’ 모델이다. 1,400㏄ 가솔린 엔진에 출력 92마력, 토크 12kg.m. 당시 출시가격은 약 350만원이었다고 한다. 이 차는 약 36년 동안 16만7,000㎞를 달렸는데, 보자마자 한 눈에 ‘헤리티지’가 느껴졌다. 낡다 못해 골동품 수준의 차 열쇠, 돌리는 창문 여닫이,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등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마침 포니2 옆으로 올해 나온 제네시스 G80이 지나갔다. 1m 사이에 36년의 세월이 있었다.

1984년식 포니2 모델의 내부/박한신 기자




헤리티지 시승에선 안전을 위해 운전은 전문가인 ‘구루’만 할 수 있다. 시승 체험자는 조수석과 뒷자리에 타는 식이다. 포니2 조수석에 앉았는데, 승차감이 나쁘지 않았다. 구루는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승차감 측면에선 요즘 나오는 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안전을 위해 시속 50㎞ 수준으로 달렸다. 에어백이 없어 안전에 최대한 신경을 쓰며 달려야 한다. 출시 당시엔 뒷좌석 안전 벨트도 없어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새로 설치했다고 한다. 모두가 포니2를 앞질러 갔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마치 역사 속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위치한 ‘현대 헤리티지’ 전시장에 전시된 포니2 모델/박한신 기자


해당 차량은 완전 기계식 모델이다. 전자기펄스(EMP) 무기가 터져 모든 전자기기가 망가져도 이 차는 간다는 얘기다. 구루는 정차 시에 초크 밸브를 가끔 열어주지 않으면 시동이 꺼진다고 했다. 요즘 차는 전자식으로 자동제어 된다. 하지만 이 포니2가 현재와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완전 기계식인 덕분이라고 한다. “기계식은 어디가 고장 났는지 바로 알 수 있지만, 전자제어는 변수가 많아 고장 포인트 찾기가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1984년식 포니2 모델의 자동차 열쇠./박한신 기자


현대차는 이 차량들을 매일 정비한다. 매일 오일과 냉각수를 체크하고 정비할 포인트가 생기면 전문 센터로 보낸다. 시승자 또한 차 문이 삐걱거려 살살 닫아야 했고, 유격이 생긴 글로브박스도 조심해서 다뤘다. 하지만 현대차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이었다.

일반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한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전체 시승의 절반 이상이 헤리티지 차량 시승이다. 인기를 고려하면 시승을 더 늘려야 하지만 차량 컨디션 유지 때문에 난감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인기에 힘입어 헤리티지 시승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현대차 도전의 헤리티지를 고객에게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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