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정기 임원 인사를 3일 단행했다.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은 임원 승진 3년 만에 SK E&S 대표이사 사장에 파격 발탁됐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사실상 전원 유임시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의 안정적 경영에 인사의 방점을 찍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가속화하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
SK그룹 최고 의사 결정 협의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날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결정된 인사 내용을 최종 확정했다. 인사 규모는 부회장과 사장 승진 각 2명, 임원 신규 선임 103명 등 총 107명으로 지난해의 117명보다 소폭 줄었다. SK의 한 관계자는 “각 회사가 ESG 경영을 기반으로 이해 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는 데 인사의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룹 계열사의 의사 결정을 최종 조율하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조대식·박정호·유정준 3인의 전문 경영인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준 셈이다.
박 신임 부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SK텔레콤 사장직을 유지하면서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인 박 부회장과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유 신임 부회장은 수소 사업은 물론 태양광·풍력 등 그룹의 미래 에너지 사업을 이끌게 된다. 그룹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 염용섭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내부에 거버넌스위원회와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검사 출신 윤진원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ICT위원장은 박 부회장이 맡는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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