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700 선에 육박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주가연계증권(ESL) 발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최고점을 달리고 있어 손실 기준점이 높아진 점은 리스크로 지적됐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액은 3조 3,785억 원(한화 3조 104억 원, 외화 3,68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3조 7,752억 원, 10월 4조 1,633억 원에 이어 석 달 연속으로 발행액이 3조 원을 넘었다. 월 발행액이 7조 원에 달하던 2월 수준에는 아직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1조 원대로 떨어졌던 5~8월 기간과 비교하면 완연한 회복세다. 당시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일부 ELS에서 녹인(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기준점 밑으로 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ELS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됐다.
최근 ELS 발행 회복세의 원인은 코스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고점을 찍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LS도 주식 및 지수 기반 상품인 만큼 강세장에 잘 팔린다. 수요 측면에서는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상품을 찾는 자금이 몰리는 것도 ELS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상 최저 금리 속에 최근 발행되는 ELS가 제공하는 연 4~5%의 금리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익률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여기에 연초 증시 급락에 녹인 발생으로 손해를 본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영업도 발행액 증가를 이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동안 ELS 발행의 회복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환 금액 기준 상위 10개 ELS 상품의 연 환산 수익률 평균은 약 4.63%로 지난달 26일까지 글로벌 주식(MSCI ACWI) 수익률(6.18%)과 글로벌 채권종합지수 수익률(2.36%)의 중간 수준”이라며 “저금리 시대, 채권 자산의 낮은 수익률과 개별 주식의 높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로 인해 ELS 상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각국 증시가 연일 고점을 이어가는 현재 상황에서는 녹인배리어(손실 기준점)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높아진 상태에서 발행한 ELS는 녹인배리어가 높아지는 만큼 지수 조정이 찾아오면 리스크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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