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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고 아니에요'…文대통령이 '흑백 화면'에 나타난 이유는?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생중계 화면 흑백 전환

미세먼지로 '회색빛 하늘'에 갇힌 우리의 현실 표현

탄소배출 많은 컬러 대신 흑백…친환경 메시지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050’ 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연설은 탄소 저감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 컬러 영상의 1/4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화면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연합뉴스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전 세계에 알린 선언식에서 생중계 화면이 갑자기 ‘흑백’으로 전환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실질 탄소 배출 제로화’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환기하기 위해 극적 연출을 동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5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의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는 연설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문을 읽어내려가던 도중 컬러 화면이 흑백으로 바뀌었다.

이는 청와대가 행사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야심차게 기획한 파격 시도였다. 천연색의 자연을 볼 수 있었던 산업화 이전 시절과 대조적으로 첨단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은 오히려 미세먼지가 가득한 회색빛 하늘에 갇혔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흑백 화면을 활용하는 그 자체로 친환경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4K UHD TV, 5G 등 기술 발달에 따른 고화질 영상을 이용할수록 탄소가 비례해 발생하기 때문에 컬러 영상의 1/4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 화면으로 변화를 줘 ‘디지털 탄소발자국’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디지털 기기에서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를 거쳐 최종연결을 위한 데이터 센터까지 서버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050’ 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연설은 탄소 저감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 컬러 영상의 1/4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화면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연합뉴스




탄소중립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연출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폐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짙은 감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다. 생활 쓰레기, 의류 등에서 폐기되는 자원을 재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몽세누(MONTSENU)’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문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시간으로 나타내는 ‘환경위기 시계’도 배치했다. 문 대통령의 책상 위 시계는 ‘오후 9시 47분’을 가리킨다. 지난 1992년 당시 환경위기 시계는 오후 7시 49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가속화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더 늦기 전에’ 탄소중립을 향한 일상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만큼 국민 모두가 플라스틱을 줄이고 자연을 아끼는 행동에 동참해 줄 것도 당부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와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전략을 담은 ‘장기저탄소발전전략안(LEDS)’을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 국무회의를 통해 LEDS를 확정한 후 유엔(UN)에 제출할 예정이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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