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징계 의결안을 재가한 것과 관련,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그야말로 ‘차도살인지계’”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차도살인지계’는 남의 칼을 빌려 상대를 제거한다는 의미로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 ‘추윤전쟁’의 총감독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본인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본인이 임명한 법무장관 통해 위법부당한 징계를 밀어부치고 신속 재가하는 대통령”이라고 쏘아붙인 뒤 “추 장관이 한 것이라곤 검찰총장 찍어내고 사퇴시키려다가 어렵게 되자 사상초유의 징계청구로 정직처분 강행한 거 밖에 없다”고 상황을 짚었다.
김 교수는 또한 “총장 수사지휘권 배제, 감찰 남발, 총장 배제한 인사권 남용을 거쳐 결국엔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로 마침내 정직처분”이라며 “1년 내내 추 장관이 한 짓은 그게 다”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아울러 김 교수는 “윤 총장 찍어낸 거 밖에 없는 추 장관의 개혁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는 문대통령”이라면서 “결국 검찰개혁은 윤석열 찍어내기였고 결국 ‘문통이 몸통’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도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김 교수는 “이제 차도살인의 용도가 끝난 추 장관의 뒤를 잇는 검투사는 공수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신년벽두에 출범시키는 공수처장이 또다시 권력의 주구가 되어 망나니 칼을 휘두르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더불어 “조국, 추미애를 잇는 최강욱스러운 확신범을 공수처장 시키면 된다. 문 대통령에게는 다 계획이 있다”면서 “권력에 갑옷을 입혀주는 공수처가 이제 임기말 안전과 퇴임후 보장을 책임져 줄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30분부터 17시간 가까이 심의를 이어간 끝에 윤 총장에 대해 만장일치로 ‘2개월 정직’을 결정했다.
징계위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사유 중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 △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관련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의 위신 손상 등 4가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윤 총장 측은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법적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 측은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후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했다. 징계위 의결 이후 약 14시간만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에 대한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문 대통령에게 징계 의결 내용을 제청한 추 장관은 사의 표명을 했으나 문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거취 결단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한편 윤 총장 측은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지 만 하루만인 이날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는 개인이 아닌 국가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에 2개월의 공백이 불러올 피해가 크다며 사법부의 제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의 징계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징계절차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오후 9시20분 서울행정법원에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징계 취소소송을 접수했다.
본안 소송인 취소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정직 기간을 고려했을 때 집행정지 신청이 더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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