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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GM 러시아공장 인수완료...연산 30만대로 쑥

기아차와 합치면 러 점유율 2위

현대차 "코로나 상황 등 고려

가동시기·생산차종 최종 결정"

코나·셀토스 등 SUV 생산 유력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GM 공장 인수를 완료했다고 현대차(005380) 현지법인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잠재력이 큰 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차는 이 공장의 가동 시기와 생산 차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러시아법인 대변인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옛 GM 공장 인수 계약이 지난 11월 초 완료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 공장에서의 생산이 언제 개시될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8월 지분 94.8% 인수를 발표한 이 공장은 미국 자동차업체 GM이 러시아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2008년 건립했다. 연간 1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췄고, 2015년 7월 GM의 해외 사업 축소 결정에 따라 폐쇄됐다. 현대차 또한 2011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며 솔라리스와 크레타, 기아차 리오(프라이드) 등을 만들고 있다.

러시아는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2012년 300만대에 육박하던 자동차 수요가 2016년 13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현대차는 당시 오히려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2016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직접 러시아공장을 찾아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 우리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수요가 180만대 수준으로 회복된 지난해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 점유율 10.2%를 기록했다. 2010년 4.6%에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13% 수준인 기아차 점유율을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현지 브랜드 아브토바즈(38.6%)에 이어 2위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브라질 공장(114%)을 제외하면 지난해 현대차의 해외공장 중 유일하게 초과 가동률(123%)을 달성했을 정도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 24만대 규모의 승용차 엔진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현대차가 인수한 옛 GM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현대차의 러시아 내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수준으로 올라선다. 현대차는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가 2.5대 수준에 불과하고 인구 규모는 1억4,600만명에 달하는 러시아를 잠재력이 큰 신흥 시장으로 꼽는다. 추운 날씨 탓에 전기차 등록 대수가 5,000대(지난해 7월 기준)에도 못 미칠 정도여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이어갈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옛 GM 공장서 코나와 셀토스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이를 보고 가동 시기와 생산 차종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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