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국내 시장에서 4,000만 원을 돌파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3,000만 원을 돌파한 지 불과 11일 만에 1,000만 원이 뛰었다.
27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께 개당 4,000만 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오전 9시 50분 현재 4,1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또 다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시각 4,000만 원을 상향 돌파해 한때 4,159만 9,000원까지 최고점을 높였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3시경 3만 6,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가상 자산은 거래소 단위로 매매가 이뤄져 같은 종류의 자산이라도 거래소별로 시세가 다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약 3년 만에 개당 거래가 2,000만 원을 넘어선 뒤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거래가 4,100만 원은 불과 1년 전(837만원)에 비하면 4.9배가량 급등한 가격이다. 비트코인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1위 알트코인인 이더리움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이날 처음으로 130만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2017년 당시 광풍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JP모건, 피델리티 같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비트코인이 대체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체가 없다는 기존 한계를 딛고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 사례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다. 최근 미국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은 시중은행이 기존 법률을 준수하는 선에서 결제 시스템에 퍼블릭 블록체인과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을 내렸다. 앞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도 최근 가상 자산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지나치게 큰 변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다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자산 실재성에 대한 논란도 많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레이 달리오는 최근 “비트코인은 부의 저장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고 과도한 변동성도 문제”라며 “비트코인이 화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해도 정부가 불법화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관련해 “투기적인 상승”이라며 “비트코인은 자산도, 지불 수단도 아니며 근본적인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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