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IT·모바일(IM) 사업 부문은 지난해 11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9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 2019년보다 무려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올해는 초반인 1월부터 ‘갤럭시 S21’ 시리즈를 조기 출시하는 등 중국 화웨이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본격화해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금융 투자 업계는 8일 지난해 4·4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IM 부문 영업이익을 2조 5,000억 원가량으로 추정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인 4조 4,500억 원에 비해서는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5,170억 원과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 노트20’과 ‘갤럭시 S20 FE’ 등 신형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확대와 효율적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IM 부문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4·4분기만 떼어서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연말 성수기 시즌을 겨냥해 마케팅 비용을 늘렸지만 억눌렸던 소비가 급격히 되살아나는 ‘펜트업 효과’는 감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4·4분기 애플이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 12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해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 또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며 보복 소비 수요가 감소했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유럽 지역 봉쇄령 등도 스마트폰 소비에 직격탄을 날렸다.
삼성전자의 IM 부문은 올해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15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 공개에 이어 곧바로 글로벌 출시에 돌입하는 등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일정들이 예고돼 있다. 삼성전자가 신형 갤럭시 S 시리즈 공개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것도 지난해 말부터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12를 견제하고 화웨이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전략 모델인 갤럭시 S21의 출고가를 자사 5세대(5G) 플래그십 최초로 100만 원 아래인 99만 원대로 정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확대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보여 시장 성장세보다 삼성전자의 판매 성장세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ODM 비중 확대와 부품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도 확대돼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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