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몰리며 상장 추진 기업들이 잇따라 공모 흥행을 거두고 있지만 공모는 커녕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가 상장 추진 기업들을 보다 깐깐하게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가 오상헬스케어가 신청한 상장 심사에 대해 ‘미승인’을 통보했다. 지난해 8월 특례 상장을 목표로 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여 만이다. 회사 측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 미승인 공문을 접수했다”며 “미비점을 개선해 올해 하반기 (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사로 지난해 3·4분기까지 매출 2,409억 원, 영업이익 1,730억 원을 거두며 전년 같은 기간 매출 399억 원, 영업손실 7억 원에 비해 극적인 실적 개선을 이뤘다.
실적 개선에도 거래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그 이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오상헬스케어의 전신인 인포피아라는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외부감사인 의견거절과 함께 상장 폐지된 바 있다. 과거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침 등 타액으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제품이 상용화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인공지능(AI) 개발사 애자일소다도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상장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한 기업은 오상헬스케어와 애자일소다 뿐이 아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패스트파이브, 캠시스글로벌, 에이피알, 제이에스글로벌, 애니원, 블루포인트파트너 등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결국 좌절됐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실적 악화, 지배 구조 이슈, 소송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거래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IPO 시장에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거래소가 되려 상장 요건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IPO 관계자는 “최근 IPO 공모가 흥행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추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더욱 꼼꼼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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