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면 월 20만원·결혼하면 1억원'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유력 정치인들의 공방 속에 자신의 공약이 언급된 상황을 두고 "이제야 다른 정치인들이 (내 공약을) 따라하려고 용쓴다"고 반겼다.
최근 정치권에서 허 대표의 이름이 정치권에서 다시 오르내리는 것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인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 사이 설전 때문이다.
나 후보가 내놓은 '신혼부부 1억7,000만원 지원 공약'에 대해 오 후보가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허경영식 공약' 비유가 나오면서다.
이를 두고 허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나의 길목전법에 걸려든 것"이라면서 "기성 정치인들이 허경영의 가장 큰 홍보요원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부동산 7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청년·신혼부부에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출이자를 서울시가 대신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같은 나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같은당 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은 '결혼수당 1억원' 등의 공약을 내놓은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를 빗대 나 전 의원을 '나경영'이라고 비꼬았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나 전 의원의 공약에 대해 "짜장면(보수)만 먹겠다더니 슬쩍 짬뽕 국물을 들이켜고 있다"면서 "그런데 국물맛이 '허가네(허경영) 반점' 맛과 비슷하단 소문이 있다"고 나 전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자신의 공약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정확한 계산과 현장형 정책 모델 설계, 재정 여건에 대한 분석을 거친 준비된 공약"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서울시 1년 예산이 40조원을 육박해가고 있다"고 상황을 짚고 "100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을 1년 1만호씩 짓는 공공주택의 청년·신혼부부에 대한 대출이자로도 지원 못 한다면 서울시 주거복지를 아예 포기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서울시 예산 현황과 대출이자 산정 방식' 등을 자세하게 언급하면서 "저는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을 1년에 1만호씩, 10년간 10만호를 짓겠다고 공약했다"면서 "예상 분양가는 평(3.3㎡)당 1,000만원 대 수준이다. 이 공공주택에 입주하고자 하는 청년과 신혼부부, 만 5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에 대해 초기 대출이자를 3년간 지원해주겠다는 방식"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또한 "청년(39세 미만 연소득 7,000만원 미만), 신혼부부(혼인기간 7년, 예비 신혼부부), 만 6세 이하 자녀 가구(부부합산 소득 연 1억원 이하)가 대상으로 청년은 3억, 부부는 5억까지 대출이자를 지원해준다"며 "연이율 3%로 계산하면 청년은 연 900만원, 신혼부부는 연 1,500만원의 대출이자를 보조받는 셈"이라고도 적었다.
나 전 의원의 계산 방식을 자세히 보면 최초 1만 호에 청년과 신혼부부가 절반씩 입주한다고 가정하면 1년차에 소요되는 대출이자 지원액은 1,200억원(900만원×5,000가구+1,500만원×5,000가구=1,200억원)이다.
또한 2, 3년차에도 각각 추가 1만호를 짓게 되고 이때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년차에 2,400억원, 3년차에 3,600억원 대출이자가 소요되는데 4년차부터는 최초 1년차 입주 가구 1만호의 대출이지 지원이 종료된다.
이때부터는 연간 3,600억원이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시로서는 감당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인 만큼 지원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은 전혀 맞지 않다는 게 나 전 의원 주장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 나 전 의원은 "우리 청년과 젊은부부들에게 이 정도 도움조차 주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가 떳떳할 수 있나"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드리는 것만큼 중요하고 급한 과제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더 오래 지원해주고 싶다. 임기 2기에는 더 파격적으로 지원해드릴 것"이라면서 "집이 곧 삶이다. 주택이 곧 복지다. 내 집이 곧 자유다. 주거복지의 ‘나이팅게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나 전 의원은 "정치의 책임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며 "선거의 품격을 함부로 떨어뜨리지 말라"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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