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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그널] 디폴트 난 美'더드루' 호텔, 국내 IB 4,000억원 추가 투자 논의

지급 유예로 현지 선순위 투자자 담보권 처분 선언하자

중순위 투자자 국내 기관, 선순위 담보권까지 인수 요청

선순위 인수시 원금 손실 면해…호텔 준공까지 '버티기' 복안

투자자 요구에도 국내 대형 IB간 의견 엇갈려 책임 공방 불가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더드루’ 호텔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형 호텔 리조트 개발 사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이후 원금 손실 위기에 빠졌던 국내 기관들이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추진 중이다. 현지 선순위 투자자가 행사한 담보권을 국내 증권사가 인수해 당장의 손실 가능성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투자자들은 호텔 준공 이후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 주관사 사이에서 의견이 크게 엇갈려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미국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The Drew Las Vegas)’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미래에셋대우(006800)·NH투자증권(005940)·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4개사는 최근 현지 선순위 투자자의 담보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9일 각 사별로 투자 승인을 추진 중이다. ‘더드루’ 프로젝트는 총 3조원 규모에 이르는 개발 사업으로, 국내 금융기관이 미국 대형 리조트 개발의 주관사로 참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중순위 메자닌 주선을, 신한금융투자는 리테일 판매 증권사로 참여했다.



‘더드루’ 프로젝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지난 5월부터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금융 주선을 맡은 국내 금융사는 국내외 기관을 통해 약 6,000억원을 조달했는데 모집 자금의 절반인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해외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담보대출 형태의 선순위 대출로 마련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국내 기관들이 중순위 메자닌 주식에 참여하는 형태다. 참여 기관 중에는 주요 연기금 뿐 아니라 현대차증권(001500)현대차(005380) 계열 재단, 강원랜드(035250), 국내 주요 방송사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도 이 상품에 투자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더드루’가 디폴트 상태에 빠져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상환을 유예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해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에 더드루 측은 지난해 12월까지 환 차익을 통해 발생한 현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 이자에 준하는 수준만 지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현지 선순위 투자자는 결국 담보권 처분을 결정했고, 국내 기관으로 구성된 중순위 투자자에 인수 여부를 타진했다.



문제는 국내 증권사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막고 호텔 준공 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으로 선회해 선순위 담보권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재투자를 확정했지만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는 아직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9일까지 선순위 채권자에 담보권 매입 의사를 전달해야 하지만 세 회사는 사실상 자금 회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선순위 투자자가 제3자에게 담보권을 처분할 경우 국내 기관들의 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 자산 매각 시 잔여재산에 대한 분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 이자는커녕 원금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더 드루’는 라스베이거스의 중심가인 더스트립(The Strip)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 사업으로 지상 68층의 5성급 호텔을 건설한다. 준공일은 2021년 4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사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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