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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블라인드 스팟 없애기





노석환 관세청장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갑자기 튀어나온 옆 차선 차량이나 보행자 때문에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사이드미러를 아무리 유심히 보더라도 안 보이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표현한 용어인 ‘블라인드 스폿’은 원래의 ‘맹점’이라는 의미를 넘어 제도나 규정의 미비,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곳 등 ‘사각지대’라는 뜻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매년 1조 달러에 달하는 수출입 신고를 처리하며 관세 국경을 관리하는 관세 행정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사각지대는 방치하면 예기치 못한 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에서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운전자의 시야를 보강해주는 볼록거울이나 후측방 경보기로 간단히 사각지대를 해결하듯이 관세청은 국민의 눈으로 관세 행정에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7년 말 학계, 시민 단체, 경제 단체의 국민위원 15명으로 구성된 ‘관세 행정 혁신 태스크포스(TF)’다. 혁신TF는 관세청의 모든 업무를 치열한 토론과 함께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국민위원들은 그간 공무원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에서 투명한 면세점 행정과 안전 중심의 통관 체제 개편 같은 44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는 관세 행정의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물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정부업무평가와 적극 행정, 규제 혁신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계기가 됐다.



최근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브랜드 보호에도 국민의 역할이 크다. 관세청은 저가의 외국 물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업체를 단속해 지난해에만 187개 업체 1,836억 원을 적발했다. 원산지 위조 품목은 다양해지고 유통 단계는 세분화되며 수법은 지능화되는 현실에서 공무원의 시각에서 범죄행위를 쫓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관세청은 원산지 단속 업무에 ‘국민감시단’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 생산자 단체에서 지난해에 소비자까지 확대한 국민감시단은 현장의 눈으로 우범 업체 선별, 단속 품목 선정, 실제 단속 현장에 직접 참여해 약 610억 원을 적발하는 데 기여했다. 국민감시단 활동으로 관세청은 최근 ‘국민 참여 우수정책 추진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최근 정부는 새로운 시각과 창의성에 입각해 ‘적극 행정’을 펼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사상 우대조치는 물론 면책도 제도화했다. 적극 행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관행에 가려진 행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 행정이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국민 참여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관세 행정의 사각지대를 보완해나가겠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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