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역으로 확산되며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에 대비해 무관세로 수입산 달걀을 시중에 풀었지만 수입산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심리 때문에 당분간 달걀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가축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6일(시료 채취일 기준) 전북 정읍의 육용 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가금 농장 91곳과 체험 농원 등 2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후 전북·경북·전남·경기·충북·충남·경남으로 퍼져나갔고 13일 제주 가금 농장 중 처음으로 육용 오리 농장 한 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31건, 충북 8건, 충남 9건, 세종 1건, 전북 16건, 전남 17건, 경북 6건, 경남 4건, 제주 1건 등이다.
지난 2016∼2017년 사례에서는 초기에 중부지방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 후 전남·경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특정한 경로가 나타나지 않고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달걀 가격도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달걀 한 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7,481원에 달했다. 달걀 가격은 지난달 28일(7,253원) 7,000원대를 돌파했으며 정부의 각종 대책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란 10개 도매가격은 9일 2,004원으로 2,000원대에 올라섰고 10일에는 2,041원을 기록했다. 특란 10개 도매가격이 2,000원을 넘은 것은 2016∼2017년 '달걀 파동'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성수기인 설 전에 수입 달걀 2,000만 개를 수입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2,400만 개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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