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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한국 매장 철수에도 잘나간다…전 세계 의류업계 1위 등극

코로나19 세계적 재택근무 확산따른 평상복 수요 증가 영향

중국 상하이(上海)에 설치된 유니클로 홍보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도쿄 증시에 상장된 패스트리테일링의 16일 주가(종가) 정보. [닛케이 시황 페이지 갈무리]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한국 유니클로 매장을 잇따라 철수하고 있는 일본 패션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세계 의류 업계 시가총액 순위 경쟁에서 스페인 브랜드 자라를 운영하는 인디텍스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 증시에 상장된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전날 3.06%(3,040엔) 오른 10만 2,500엔으로 거래가 끝나면서 10만 엔대에 처음 올라섰다. 이로써 패스트리테일링 시총은 10조 8,725억 엔(약 114조 원)으로 불어나면서 유럽 증시에 상장된 인디텍스(10조 4,600억 엔, 15일 종가 기준 약 817억 유로)를 최초로 넘어섰다.

닛케이는 출점 지역의 차이가 두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를 나눈 것으로 분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주력인 유니클로 사업의 경우 전체 2,298개 점포(작년 11월 기준)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빠른 속도로 경기를 되살린 중국 내 점포 수는 791곳으로, 점포가 가장 많은 일본(815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실제 작년 8월 결산 기준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의 영업이익률이 일본 시장(13%)을 웃도는 14.4%를 기록하는 등 중화권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높다. 반면에 자라는 대규모 도시 봉쇄 등으로 점포 휴업이 잇따른 유럽과 미주지역에 매장의 70%를 두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닛케이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축적해 온 디지털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정보 제조 소매업'을 내걸고 모든 제품에 IC 태그를 부착해 오프라인 점포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를 끈 상품 데이터를 분석,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구글 등과 협업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 체제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매출 등에선 패스트리테일링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의 결산 매출을 보면 인디텍스는 올해 1월 기준 전년도 매출이 282억 유로(약 3조 5,000억 엔), 스웨덴의 H&M(에이치앤엠)은 작년 11월 기준 1,870억 크로네(약 2조 3,000억 엔), 패스트리테일링은 작년 8월 기준 약 2조 엔으로 세계 3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분기 순이익도 인디텍스가 패스트리테일링(약 700억 엔)의 1.6배 수준인 8억 6,600만 유로(약 1,100억엔)였다. 닛케이는 인디텍스가 작년 10월 베이징 시내에 대규모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여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이 향후 양사 시총 경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한국 사업은 빠르게 솎아내고 있다. 이달 중 한국 내 10개 매장을 추가로 철수한다. 오는 18일 홈플러스 방학점·목동점·강서점·성서점·아시아드점·칠곡점·해운대점·동광주점 등 8곳에 있는 매장을 닫고, 롯데백화점 상인점과 롯데백화점 광주점을 각각 19일과 25일에 닫는다. 이로써 유니클로는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서 모두 철수하고, 오프라인 매장 수는 143개로 줄어든다.

유니클로 매장은 지난 2019년 말 기준 187개에 달했으나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 재팬'(No Japan) 불매 운동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에는 2011년 개점 당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유니클로 플래그십 점포로 화제를 모았던 명동점이 문을 닫았다.

유니클로 측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과 함께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더욱 효율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의 일환"이라며 현 상황에서 이달 이후 추가 폐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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