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출마 금지법’에 대해 법무부가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는 검토 의견을 회신했다. 이는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낸 것과 온도차가 있다.
25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국은 최 의원 등이 발의한 검찰청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검토 의견에서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직선거법에서 일반 공직자의 경우 등록 제한기간을 90일로 두고 있는 것과 달리 1년으로 연장하는 것에 관하여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정안, 윤석열 3월9일 전 사퇴해야 대선출마 가능케 해
이는 최 의원 등의 입법 추진 자체는 반대하지 않은 의견으로 풀이된다. 해당 개정안은 검사로서 퇴직 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공직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검사의 공직후보자등록 제한’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이다. 현행법상 공직선거 90일 전에 사직하면 출마할 수 있는 것을 1년으로 늘려놓은 것이다. 또한 개정안은 부칙을 두어 시행 당시 이미 퇴직한 검사에게도 적용하도록 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차기 대선에 나서려는 검사는 3월 9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에 오는 7월까지가 임기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윤석열 출마제한법’이란 별칭을 얻었다. 최 의원 등은 당시 법원조직법도 함께 발의해 판사에게도 적용되도록 했다.
◇대법은 “유사 취지 법률, 위헌 결정 사례 있어”
이같은 법무부의 의견은 대법원과는 차이가 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윤 의원실에 회신한 의견서에서 “헌법재판소는 유사한 취지의 법률에 대하여 위헌 결정한 사례가 있는 바 본 개정안도 입법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과도한지,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등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여러 공무원이 있을 수 있음에도 검사와 법관에 한하여만 특별히 이와 같은 제한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도 추가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서 헌법재판소가 검찰총장이 퇴직일부터 2년 이내에는 공직에 임명될 수 없고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다는 검찰청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 위반 결정을 한 것을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선거구역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과 같거나 겹치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때에는 당해 선거의 ‘선거일 전 180일’까지 그 직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공직 선거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린 사례도 참고용으로 언급했다.
◇행정처 “소급 적용…헌법 위반 여부 검토해야”
법원행정처는 개정안 시행 전에 퇴직한 검사에게도 규정을 적용하도록 한 소급입법에 대해서도 반대를 시사했다. 행정처는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3조제2항을 제시하며 “소급 적용이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대한 위반 소지는 없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무부는 소급 적용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행정처 “공직선거법에 규정 두는 게 바람직”
다만 법무부와 법원행정처가 같은 입장을 취한 부분도 있다. 이같은 공직 후보자 등록 제한 규정을 검찰청법과 법원조직법과 같은 개별 법률엔 두는 것이 적절한 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서다. 법무부는 “개별 법률에 별도로 제한 규정을 두는 것보다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공수처 검사 등 사법 관련 직역 전반을 검토하는 입법 방식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행정처도 “개별법에 이같은 규정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등의 입후보 자격을 규율하는 일반법인 공직선거법에 해당 규정을 두는 것이 체계상 더 적절하지 않은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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