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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선물 내놓은 파월…“인플레 목표 달성 3년 걸릴 수도”

제로 금리 장기간 동결 시사

"최대 고용 위해 갈 길 멀어"

경기회복에 연말 긴축 전망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전환의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인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평균 2% 달성에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더 많은 진전을 보기 전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조이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노동시장 최대 고용 근접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 △인플레이션 기대치 높은 수준 형성 등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얘기는 이 기간 동안 금리 인상도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급여를 받는 노동자가 (팬데믹 전보다) 1,000만 명이 적다”며 “최대 고용을 위해 갈 길이 멀다”고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3년이라는 수치를 들어가면서 제로 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드러낸 것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파월 의장의 하원 청문회 참석 이전 연 1.42%까지 올랐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그의 발언 이후 하락해 1.38%대까지 내려왔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1% 안팎씩 상승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어느 정도의 물가 상승은 계속 나타날 것이며 경기회복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폭이 크거나 지속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밥 미셸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감소하고 백신 접종은 늘고 있으며 1조 9,000억 달러(약 2,107조 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이 대기 중”이라며 “(파월 의장의 말을 보면) 연준이 경기회복에 빨라지고 있다는 데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앤절라 므완자도 “파월 의장이 경제 회복에 대한 긍정론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연준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아직은 고용이나 물가 상승률이 목표에 미달하지만 여름을 지나 하반기로 접어들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관련 사항을 3개월마다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물가 상승률이 높으면 입장을 조정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이 국채 수익률 상승에 신경쓰지 않고 있으며 향후 대응도 느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기회복에 속도에 따라) 연말에 긴축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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