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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기업 대변인 역할 넘어, 대안 제시할 공동 싱크탱크 절실"

[서경 펠로·전문가가 본 4대 경제단체의 과제]

강인수 "단체 통합 어렵다면 특정 이슈 함께 대응을"

이인실 "막무가내 아닌 데이터 기반한 정책 내세워야"

김태기 "기업 로비스트 한계 벗어야 국민 시선 바뀔것"

김소영 "일자리 확대 등 민간 역할 확대에 기여해야"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태기 단국대 교수


‘한국 재계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4대 경제 단체 수뇌부 진용 구성이 마무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5연임하면서 최장수 수장이 됐고 법정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무역협회는 구자열 LS회장이 신임 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이관섭 전 산업부 차관이 상근부회장에 선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상근부회장에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을 선임하는 등 새 진용을 꾸렸다.

재계에서는 수뇌부 교체를 계기로 경제 단체들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 여당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기업 규제 3법, 노동관계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밀어붙였지만 경제 단체들은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는커녕 사분오열하는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와 전문가들로부터 4대 경제 단체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4개 경제 단체가 제각기 부여된 기능에 충실하되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 ‘전략적 행동’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단체가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데 실패한 것도 지난해 상법 개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과정에서 기업 입장이 철저하게 배제된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요 현안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경제 단체들이 일목요연하게 발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반이 다른 경제 단체지만 주요 사안에 대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 당연히 그 파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최근 경제 단체 통합론이 나오는데 합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특정 이슈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는 상법 개정안(3%룰) 등에 대해 대한상의는 “분리 선임을 주장하는 소수 주주가 투기 자본인 경우에만 3%룰 적용을 예외로 해달라”는 대안을 낸 반면 경총 등은 “실효성 없는 대안”이라며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서로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의 반기업 정책에 대항해 근거와 실증에 기반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경우 오히려 반기업 정서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제 단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면 그저 우기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데이터에 바탕한 정책을 내세워야 한다”며 “결국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싱크탱크이며 회원사 기반이 가장 넓은 대한상의가 이 부분의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경제 단체들 사이에서는 싱크탱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손경식 경총 회장도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논의하는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경제 단체들이 정부 여당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보기에 지금의 경제 단체들은 기업의 로비스트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순히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 투자와 고용 확대라는 국가적 대계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경제 단체들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각의 설립 목적에 맞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의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단체가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경제 단체는 관공서나 친목 단체가 아니다”라며 “대한상의는 과거 집중했던 인력 양성에 좀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고 노사 관계에 전문성이 있는 경총은 소수의 근로자만 대면하는 양대 노총과의 대립 전선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고용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무협 회장에 기업인 출신이 선임되면서 4대 경제 단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민간 위주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일자리 확대 등에 기업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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