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툴바에서 캡처 기능을 쉽게 쓸 수 있어서 네이버의 웨일 브라우저를 애용하는 편이었다. 어느날 툴바의 캡처 아이콘 옆에 비디오 카메라 아이콘이 생성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콘을 누르니 화상회의가 연결됐다. 네이버가 지난 달 24일 정식 출시한 화상회의 솔루션 ‘웨일온(Whale ON)’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 솔루션이 넘쳐 나는 가운데 네이버는 어떤 차별화를 이뤘을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세계 최초로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했다는 점과 무료라는 점이다. 웹에서 접속할 수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 분명하다. 아울러 통상 사용 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다른 화상회의 솔루션과 달리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 달 26일 웨일온을 직접 써보기 위해 4명의 팀원들과 함께 화상회의를 위해 방을 개설했다. 웨일 툴바 탭에서 웨일온을 눌러 채널을 생성한 후 방 이름을 입력하면 입장 할 수 있다. 입장할 때 대화명도 정할 수 있다. ‘구글 미트’의 경우 대화명을 구글 계정 닉네임과 다르게 할 수 없어 아쉬웠던 경험이 떠올랐다. 방을 개설하니 기본적인 이용자 인터페이스(UI)는 다른 화상회의 솔루션들과 비슷했다.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 만큼 화질과 음질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까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팀원들과 웨일온과 줌의 화상회의 품질을 비교한 결과 화질은 줌이 앞섰다.음성은 대체적으로 볼 때 실시간으로 잘 전달됐지만, 가끔 지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용 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줌과 달리 무제한 무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팀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다만 화상회의를 할 때는 캡처를 할 수 있는 웨일 브라우저의 장점이 작동되지 않아 화면을 기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또 누구나 쉽게 화면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발표자에게 집중된 화상회의 보다는 비교적 비슷한 직급의 사람들 간의 평등한 회의나 대화에 사용해야 민망한 실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반적으로는 보여주고 말하고 듣는 기본기에는 충실했다. “현재 네이버 개발팀이 계속 방향을 잡아가며 업그레이드를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기능들이 탑재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게 네이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으로 추가될 가상배경 기능과 아바타 회의 기능 등이 네이버가 가진 증강현실(AR) 기술 등과 만났을 때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해진다. 특히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합성 기술 등은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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