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년 만에 장중 연 2%를 돌파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뚜렷한 시장 금리 안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의 오전 기준 최종호가수익률은 연 2.009%로 나타났다. 전날(연 1.972%)보다 3.7bp(1bp=0.01%) 오른 수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2%를 넘긴 것은 지난 2019년 3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금리 상승세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국고채 20년물 오전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3.9bp 오른 연 2.125%, 30년물은 3.5bp 상승한 연 2.127%을 기록했다. 국내 지표 금리로 쓰이는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전날보다 1.9bp 상승한 연 1.049%를 나타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고채 선물 역시 약세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전날보다 41틱 내린 127.15를, 3년 국채선물(KTBF)은 전장보다 4틱 하락한 111.46을 기록 중이다.
이날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 약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이 개최한 잡스 서밋 화상 콘퍼런스에서 최근의 금리 급등세에 대해 “하나의 금리를 주시하는 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파월 의장이 아직 뚜렷한 금리 안정책을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연 1.4% 중후반대에서 연 1.55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물가 상승 기대감, 재정확대에 따른 국채 수급 불안 등도 최근의 한국 국고채 금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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