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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최초 '동남아 문화' 내세웠지만…정체불명 '짬뽕' 논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관심 속 "무리수" 뒷말

7억명 이질적 문화요소 마구 뒤섞었다는 비판

디즈니 신작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컷. /연합뉴스=디즈니 제공.




동남아시아계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두고 정체성 논란이 불거졌다. 다양한 문화집단이 공존하는 동남아시아권 정서를 다루다 보니 갖가지 문화요소가 섞인 애매한 상황이 연출 됐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온라인에선 영화가 해당 지역 내 서로 다른 문화에서 특정 부분을 골라 하나로 합쳐놓았다는 불만이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이달 4일 개봉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디즈니 최초로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주된 줄거리는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라야는 디즈니의 13번째 공주이자 첫 동남아 공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디즈니는 11개국에 이르는 동남아권에 사는 인구 6억7,300만명을 대표하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화 곳곳에는 동남아시아권 특유의 문화 요소가 녹아 있다.

주인공 라야가 쓴 모자는 필리핀 전통모자 '살라콧'을 연상시키며, 그가 타고 다니는 동물의 이름인 '툭툭'은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륜 차량을 의미한다. 라야의 전투 스타일은 인도네시아 등의 전통 무예 '실랏'에서 영감을 받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제껏 잘 다뤄지지 않은 동남아시아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여러 집단의 이질적 문화를 한 작품에 모두 담아내는 건 무리한 시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지역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가지는 이 지역 문화를 '동남아권'이라는 단일 개념으로 묶기 힘들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림 말레이시아 오픈유니버시티 부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과거 식민지배 경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과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의 문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유럽 주민들이 자신들을 '유럽인'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동남아시아 주민들은 자신들을 '동남아인'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동남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현지 주민들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영화 제작사 측은 작품이 단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이며, 한 문화나 국가에 초점을 맞출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공동 각본가인 퀴 응우옌은 "아서왕 전설이 유럽 각지의 설화에서 비롯된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라며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되, DNA는 실존하는 지역에서 비롯되게 하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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