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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영화 '승리호'처럼? 우주 쓰레기 처리 방법은

◆인공위성 파편 1억개, 레이저로 잡는다

총알보다 9배나 빠른 잔해들

우주정거장·탐사선 등에 위협

스타링크 1만여개 위성도 非常

英 '승리호'처럼 작살 제거 실험

美·日·러 등 레이저 처리 연구

글로벌 '쓰레기 대청소' 잰걸음

위성에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를 쏘는 상상도. /Medium




지난 1957년 소련(현 러시아)이 스푸트니크호를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 지구상에는 6,000여 기의 인공위성이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수명을 다한 위성이다. 2018년에는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1호가 추락해 일부 조각이 남태평양에 떨어지기도 했다.

각국의 우주개발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제어·통신이 안 되는 인공위성이나 궤도상 충돌로 인한 파편, 로켓 잔해물 등 우주 쓰레기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 경쟁적으로 위성을 쏴 올리는 게 우주 쓰레기 급증의 가장 큰 요인이다. 실례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북부와 캐나다·영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위성 인터넷(스타링크)을 내년 중 지구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소형 위성을 60여 기씩 쏘아 올리고 있다. 현재 1,000기 이상을 운용 중인 데 이어 1만 2,000기까지 늘릴 방침이다.

문제는 우주 쓰레기가 저궤도(지상 200~2,000㎞)에서는 초당 7~8㎞, 정지궤도(3만 6,000㎞)에서는 초당 3㎞로 떠돌며 인공위성, 우주 탐사선, 우주정거장에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저궤도에서는 초당 340m의 음속보다 22~23배, 총알보다도 9배가량 빠른 셈이다. 지상 400㎞에서 지구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도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흠집이 나기도 했다. ISS는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궤도를 수정하거나 우주인들이 우주선으로 대피한 적도 있다. 현재도 매년 여러 개의 위성이 충돌 피해를 입고 있다. 위성 궤도에 밀집된 우주 쓰레기는 총알보다 몇배나 빠른 속도로 충돌하며 고체 금속을 관통할 정도의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천체 과학자들이 밤 하늘의 별이라든지 천체를 관측하는 데 방해가 된다며 스타링크 사업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분포도로 파편의 크기를 일부러 확대한 모습./ESA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우주 쓰레기가 10㎝ 이상인 것은 약 2만 9,000개, 1~10㎝는 약 75만 개, 1㎜~1㎝는 약 1억 6,600만 개에 달한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인 영화 ‘승리호’에서 우주 환경 미화원들이 작살을 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우주 쓰레기를 모아 파는 일이 그저 공상과학(SF)에만 그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제 영국 서레이대 우주 센터는 작살을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맞춰 제거하는 실험에 성공한 적이 있다. 이곳에서는 위성에서 커다란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수집, 처리하는 실험도 했다. 중국은 우주 쓰레기를 지상에서 레이저로 요격해 대기권에 진입시켜 불태우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중국 랴오닝 공대 연구팀은 신경망을 통해 레이저의 정확도를 높여 1,500㎞ 떨어진 우주 파편도 찾아냈다.

ESA는 오는 2025년 4개의 팔을 뻗어 우주 쓰레기를 포획해 지구 대기로 동반 투신하며 불타 없어지는 로봇을 쏴 올릴 계획이다. 러시아의 스타트업인 스타트로켓은 2023년 거미줄처럼 끈끈한 줄에 우주 쓰레기를 들러붙게 하는 위성을 쏴 올리기로 했다.

우주 쓰레기 이미지. /ESA


우주 최강자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청소 위성에서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지상이나 위성에서 레이저로 우주 쓰레기를 쏴 없애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강한 레이저를 쏴 우주 쓰레기를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태우거나 아예 녹여버리는 시나리오다. 일종의 레이저 빗자루 대포인 셈이다.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은 레이저를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녹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3m 사이즈의 광학 망원경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지구 저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다만 레이저 대포가 차칫하면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2026년을 목표로 위성에서 레이저를 쏴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실제 일본의 통신위성 기업 스카이파는 레이저를 쏴 우주 쓰레기를 없애는 소형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JAXA 측은 레이저 위성은 한 번에 100㎏ 정도의 우주 쓰레기를 없애는데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호주국립대(ANU) 연구팀은 10년 이내에 쓰레기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레이저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밖에 우주 쓰레기를 끌어당기는 거대한 자석 위성을 띄워 무거워지면 낙하해 대기권에서 불타도록 하거나 바다에 떨어지게 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위성에서 강한 연료를 분사해 우주 쓰레기를 특정 지역에 모아 쓰레기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거론된다.

우주 보안·자원·쓰레기 측면에서 우주법·정책 연구를 하는 유리 다카야 일본 도쿄대 초빙 연구원은 “우주 개발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가속화되는 ‘뉴 스페이스’를 맞아 매우 긴급한 문제인 우주 쓰레기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해법을 국제적으로 공동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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