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오너일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공개된 회사는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최우선돼야 한다. 모든 주주와 함께 미래 지향적인 금호석유(011780)화학을 만들겠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이달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주주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회사를 한 단계 더 도약 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11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은 10여개 계열사를 포함 총 2,200여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3만명 넘는 주주가 성장성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 경영진과 이사회는 수많은 이해관계자 의견을 존중하고 더 큰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상무는 특히 지난 달 금호리조트 인수를 사례로 들며 “리조트는 석유화학 기업과 어떤 연계도 시너지도 발생할 수 없음에도 경쟁자보다 현격히 높은 가격이 인수가 결정됐다”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이런 인수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결정을 걸러내고 과거 경영진의 배임 혐의에 대해 경영권을 견제하는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또 “과다 자사주 보유 등 기업 가치 저해 리스크 해소에도 무력했다”며 “이사회가 견제가 아닌 방임을, 회사의 개선 요구를 멈출 때는 기업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을 포함해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 갖춘 이사회 구성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으로 5년 내 시총 20조원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자신한다”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의사결정을 내리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자신은 비운의 오너 일가도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며 “오히려 최대주주의 지위를 활용해 회사의 도약을 끌어내려는 것이며 금호의 미래를 기대하는 분 들께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진정성 왜곡 없이 주주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길 바란다”며 “주주와 함께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철완 상무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4명 중 이병남 전 보스톤 컨설팅 대표와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이병남 전 대표는 기업 중장기 비전 수립과 기업 감사 자문 분야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신의성실의무를 철저히 이행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정부기관 자문 등을 통해 쌓은 환경 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경영 현장에 적용되는 친환경적 운영모델 수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성평등, 열린 기업문화 등 경영과 밀착된 근본적인 ESG 체질 개선을 위해 자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도원·한재영 기자 theo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