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수입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알몸으로 구덩이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남성의 모습이 공개돼 수입산 김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외식업계가 수입을 늘린 결과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당국이 중국산 김치 등 수입 김치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산 김치를 내놓는 외식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김치 수입 규모는 1만 9,747 톤, 금액은 1,1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2월 1만 8,401 톤 1,060만 달러에서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김치 수입이 소폭 감소하다가 올해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외식시장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수입산 김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산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산 김치보다 중국산 김치가 저렴하기 때문에 외식업계에서 중국산 김치를 쓴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 5,243만 달러로, 이 중 중국산 김치 수입액이 전체 99%인 1억 5,242만 달러다.
중국산 김치 위생에 대한 불신 논란이 깊어지자 중국산 김치를 쓰는 외식업계를 가지 않겠다는 여론도 생겨나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중국산 김치를 쓰는 외식업계는 고심이 깊다. 국산 김치와 중국산 김치의 가격은 3~7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지 생산부터 통관, 유통 단계의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며 중국산 김치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다. 현재 식약처는 통관 단계에서 국내 기준·규격에 적합한 중국산 절임 배추와 김치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2일부터는 통관 검사와 정밀 검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22일부터는 식약처가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중국에서 수입되는 김치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 원재료를 중심으로 유통 단계별 안전성 검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김치 및 주원료 150여 건을 대상으로 식중독균·납·카드뮴·타르색소·보존료·대장균군 등의 항목에 대한 안전성도 들여다본다. 또 식약처는 중국 측에 김치 등 우리나라로 식품을 수출하는 업소의 작업장 환경, 제조시설, 식품 취급 등에 대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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