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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연봉 인플레에 시름 깊은 스타트업

박호현 성장기업부





“진짜 인플레이션은 스타트업 업계에 있습니다.”

e커머스 스타트업 A 대표는 최근 개발자 구인난이 더 심해져 연봉을 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렇게 토로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 1월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20배나 늘어날 정도로 이른바 뜨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능력 있는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다. 투자도 많이 받았지만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수준으로 연봉을 맞추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개발자 연봉은 대형 IT 기업 연봉의 8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넷마블·넥슨·크래프톤·직방 등 중대형 IT 기업들이 잇따라 개발자 연봉을 경쟁하듯 올리고 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다.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아도 비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상승하며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대형 IT 기업이 개발자 초봉을 10% 올리면 스타트업도 10%는 올려야 한다.



투자 유치 부담도 더 커진다. 당초 50억 원을 펀딩하려면 이제는 인건비 상승으로 60억 원은 받아야 한다. 서비스나 기술 진보에 따른 ‘밸류업’이 아닌 비용 상승에 따라 기업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고급 개발자 공급 부족이 원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매년 빠르게 증가해 최근에는 800명에 육박하는데 서울대는 10년간 50명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총정원 규제 제도 때문이다. 규제로 고급 개발자 공급은 수년째 정체돼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고급 개발자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각에 있던 직방 사옥이 강남으로 간 것은 강남·판교에 주로 거주하는 개발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한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있던 개발자는 최근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대형 로펌 개발자로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개발자 갑’ 현상이 심화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의 시름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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