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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도 불티나게 팔린다...일본서 고급식빵 인기 왜?

舊ATM 자리에 작은 식빵전문점 입점

코로나 사태 속 가정 내 '작은 사치'로 주목

2013년 '노가미', '센토루' 이어 2차 붐

/위키피디아 캡처




1,000엔(약 1만380원)짜리 고급 식빵 전문점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지난 2013년 ‘생(生)식빵’으로 불리는 고급 식빵 열풍이 처음 나타난 데 이어 최근 2차 열풍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편의점이나 ATM이 사라진 자리에 고급식빵 전문 빵집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소비자의 취향이 변한 데다 적은 종류의 제품으로 영업을 하려는 자영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도 점차 현금 없는 사회로 변모하면서 ATM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런데 이 자리를 식빵 전문점이 채우면서 지역 사회가 신선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코하미시에 사는 한 주부는 “ATM 있던 곳이 빵집인 줄 처음엔 몰라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동안 ATM 부지는 공간이 좁아 입주할 만한 자영업자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고급 식빵점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영업이 가능하다. 공장에서 구운 빵을 점포에서 판매하는 방식이어서 조리기구 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손님도 거의 들어가지 못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는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만큼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정 제조기법을 개발해 입소문을 탄 식빵 전문점도 있다. 간토지역의 한 전문점은 ‘탕종(湯種) 제조법’으로 식빵을 굽는데 밀가루를 뜨거운 물에 반죽해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닛케이는 “정해진 온도를 유지해 만들어야 하는 만큼 상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빵의 인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과도 관련이 크다. 요코하마에 사는 나카무라 료코씨는 “1주일에 한번 식빵 전문점에서 고급 식빵을 사 가족과 함께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즐긴다”면서 “이왕이면 식빵도 맛있는 걸 먹고 싶다”고 닛케이에 전했다. 집에 있는 오랜 시간을 충실하게 쓰고 싶다는 얘기다.

요식업계에서도 식빵 인기에 주목하고 있다. 라멘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T.H.S는 지난 2018년 ‘하레빵(Hare/Pan)'이라는 식빵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곳 역시 고급 식빵 한 종류만을 판매한다. 이 브랜드 매장은 약 130개까지 증가했다. T.H.S 관계자는 “라멘점에 비해 매장 운영 교육을 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모스버거도 600엔짜리 식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단일 품목으로 승부를 보는 특징은 다른 빵집과 비교할 때 장점이 상당하다. 닛케이는 “일반적인 빵점은 수십 종류의 빵이 진열돼 있다 보니 이를 버리는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서 “반면 고급 식빵집은 한두 종류의 식빵을 판매하고 다 팔리면 문을 일찍 닫기도 한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최근의 식빵 인기를 ‘2차 열풍'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에 고급 식빵 전문점의 원조격인 오사카 ‘노가미’와 도쿄 ‘센토루 더 베이커리’가 부드러운 맛으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한 외식업 전문가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의 고급화, 전문점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고급 식빵의 유행도 가정의 ‘작은 사치’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정의 식빵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1세대 당 평균 식빵 지출액은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8,233엔을 기록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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