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찍은 22일 야권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혹 등으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이날 두 조사 결과는 ‘국정 안정론’보다는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렸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비율은 62.2%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에 비해 4.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전주 대비 3.6%포인트 낮아진 34.1%로 집계됐다. 이번에 조사된 부정 평가 비율은 현 정부 들어 최고치, 긍정 평가 비율은 최저치다. 긍정·부정 평가 간 격차 또한 28.1%포인트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율도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28.1%)를 보였다. 이전 최저치인 1월 1주(29.3%)에 비해 1%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같은 기간 3.1%포인트 상승해 35.5%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이어져온 집값 상승과 LH 직원 땅 투기 사태를 비롯한 부동산 부정 거래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힘없이 주저앉은 모습이다.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최저점을 기록한 날 공교롭게도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이 최고 지지율을 찍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19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18세 이상 1,700명을 상대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9.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KSOI의 15일 자 조사 결과(37.2%)보다 1.9%포인트 오른 수치로,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온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중 최고치다. 당초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0% 중반에 머물렀지만 총장직을 내려놓은 후 30%대로 급증했다.
해당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1.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11.9%의 지지를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와 비교해 17.4%포인트, 이 위원장에 비해서는 27.2%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확보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선거를 보름 앞두고 정권 심판론으로 쏠린 민심이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등을 돌린 시민들이 이번 조사에서 정부 여당에 초라한 성적표를 쥐여줬다는 분석이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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