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시장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는 분기말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는 데다가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을 잃은 현금들이 만기가 짧은 단기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명소노그룹(옛 대명그룹) 지주회사인 대명소노는 전날 만기가 돌아온 100억 원 규모 기업어음(CP)을 차환 발행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기존 9개월물이던 만기를 1년으로 늘린 반면 발행 금리는 1.37%에서 1.09%로 낮아졌습니다. 신한은행과 지급보증 약정을 맺고 A1의 신용등급으로 발행했습니다.
대명소노는 1987년 대명레저산업으로 설립된 곳입니다. 2005년 10월 휴양콘도미니엄 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면서 대명레저산업을 신설하고 사명을 대명홀딩스로 바꿨습니다. 이후 2019년 다시 대명소노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소노호텔앤리조트(옛 대명리조트), 쏠비치, 비발디파크, 소노빌리지 등 레저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계열 중심의 건설사업과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도 있지만 규모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실적은 최근 몇 년간 악화세입니다. 가장 최근 재무지표인 2019년 영업이익을 보면 418억 원 순손실이 났습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레저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총차입금은 3,770억 원으로 늘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12억 원 대비 과중한 수준입니다.
소노그룹은 지난해부터 자회사인 대명소노시즌(007720)을 통해 프리미엄 매트리스와 침구류 등 렌탈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웅진에너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김범철 대표를 영업하기도 했지요. 올해도 청담동 가구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하는 등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건설 부문도 확대합니다. 올해 초 소노호텔앤리조트가 대명건설을 합병했는데요. 이를 통해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건설 사업의 자금 조달도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노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한 자산의 담보제공 가능성과 브랜드 네임 등의 영향이지요.
대규모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인데요.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지배구조 재편 이슈도 있는 만큼 회사는 시장과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박춘희 회장에서 아들 서준혁 씨로 2세 승계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회사가 상장을 하면 주식 가치에 따른 상속세 등 이슈를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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