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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강자‘의 반격…배터리·반도체 장비소재株는 반사익

'악재'에 TSMC -3%·삼성전자 -0.98%

美 반도체장비주 ASML 상승 이어

원익QnC 10.9%·유진테크 9%↑

"길게 보면 충격파는 제한적" 분석





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한동안 밀려 있던 ‘전통의 강자’들이 속속 반격을 준비하자 관련주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 이후 ‘K배터리’ 3사의 주가가 급격하게 미끄러진 데 이어 인텔도 파운드리(위탁생산) 진출을 알리면서 관련 분야 선두인 TSMC와 삼성전자(005930)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대신 반도체 장비 업체나 배터리 소재주들은 반사이익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2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 22조 원을 투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계획을 밝힌 뒤 관련주들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당장 인텔부터 반응이 왔다. 인텔은 그간 AMD 등과 같은 신흥 강자에 시장점유율을 서서히 내어주며 반도체주 중에서도 주가 성과가 크게 부진했었다. 실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해 4월부터 이달 23일까지 110%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인텔 개별 종목 주가 오름폭은 22%에 그쳤다. 하지만 인텔이 명성을 되찾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알리자 시간 외 거래에서 6.6%나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복수심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반면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TSMC는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8만 1,000원에 거래를 끝내 전 거래일 대비 0.98% 하락했다. 장 초반 주가는 8만 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럽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을 대하는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가운데 인텔의 파운드리 출격 선언까지 더해져 충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 글로벌 1위 업체 TSMC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TSMC는 뉴욕에 상장된 것만 국내 투자자들이 5,103억 원 규모를 가지고 있을 만큼 관심이 많은 종목이다. 그런데 이날 타이완거래소에서 TSMC의 주가는 3.03%나 하락해 거래를 끝냈다. 대만의 물 부족으로 생산 차질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인텔발 충격까지 줬다는 분석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과 같은 흐름은 단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즉 삼성전자·TSMC는 약세의 가능성이 큰 반면 인텔은 상승 기세를 더 몰아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 계획은 인텔 입장에서는 호재이지만 파운드리 업체는 유쾌하지 않은 이벤트”라며 “기존 파운드리 업체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긴 호흡을 두고 봤을 때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에 미칠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웨드부시증권은 인텔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존 시장 지위를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배터리 업종에 대한 관측도 유사한 모습이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 모멘텀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이 대규모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술 미검증, 대규모 설비투자와 영업 손실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도체 장비 업종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도 많다. 실제 극자외선(EUV) 장비를 제조하는 ASML는 전일 미국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올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원익QnC(074600)(10.93%), 유진테크(084370)(9.00%), 코미코(183300)(6.55%), 인텍플렉스(6.46%) 등 반도체 장비주들은 동반 급등세를 탔다.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텔의 발표는 삼성전자 TSMC에는 부정적이지만 글로벌 장비 공급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인텍플러스(064290)·코미코 등 인텔을 고객사로 보유한 국내 업체들은 중장기적 수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역시 소재 부문은 유망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약 2배로 오르고 니켈은 약 6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배터리 3사와 덩달아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배터리 소재주들은 고객사 다양화로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도 국내 소재 업체들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CATL이나 일본 파나소닉에도 동박과 분리막 등을 공급하고 있어 향후 해외 고객로 확대해 갈 가능성이 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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