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정부가 쿼드 내 동맹 체제를 기반으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은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지난 13일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쿼드가 중국산 희토류 견제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해 ‘지속 불가능한 구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중국이 희토류에 대해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나오는 것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정제 과정 중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요국이 중국에 가공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의 90%를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지난 2002년 조업을 중단했던 마운틴 패스 등 국내 광산을 재가동하고 쿼드 내 호주 등이 희토류 조달·공급망을 강화하며 중국의 ‘희토류 패권’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다.
25일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2018년 기준 12만 톤으로 전체(17만 톤)의 70.6%를 차지한다. 호주(11.8%)와 미국(8.8%) 등 다른 국가에서도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으나 중국의 채굴량에 한참 못 미친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 비중이 높은 것은 희토류가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토양 오염과 환경오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란탄족에 속하는 희토류는 함유량이 평균 0.03%에 불과해 10㎏의 돌을 밀가루 수준으로 잘게 부쉈을 때 겨우 손톱만 한 정도의 희토류를 얻을 수 있다. 강한 수압으로 돌을 부수며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할 뿐 아니라 성질이 비슷한 희토류들을 분리하는 과정에서는 유독 물질이 발생한다. 환경오염을 무시할 수 있는 중국 외에 정제가 힘든 상황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이 희토류 생산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얻은 것은 높은 매장량과 정부의 전략적 자원 정책, 낮은 환경 의식이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압도적인 희토류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개발과 생산·수출을 꾸준히 통제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특정 물품이나 기술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수출통제법을 시행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희토류 총량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희토류 관리 조례’ 초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샤오야칭 국무원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중국 희토류는 희귀하다는 뜻의 ‘희’의 가격이 아니라 ‘흙’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며 “무분별한 채취와 악성 경쟁 등의 문제로 귀중한 희토류가 낭비되고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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